100조원 비만 치료제 시장서 격돌…대웅·대원·동아ST·광동 4파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을 위해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일명 ‘붙이는 주사’로 불리는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 1 수준의 미세한 바늘로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경피 약물전달 기술이다. 피부에 붙이면 미세 침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인체에 약물이 주입된다.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마이크로니들이 편리한 투약과 간편한 보관·유통으로 기존 주사제나 경구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전달기술로 주목받으면서 백신, 탈모치료제, 비만치료제 등으로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백신의 영원한 맞수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가 패치형 백신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이 참여한 패치형 백신 적용 질환은 장티푸스와 독감으로 서로 충돌할 우려가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호주의 백신 플랫폼 개발 전문기업 백사스와 함께 장티푸스 패치백신을 연구 중이다. 이 백신은 마이크로니들의 일종인 '마이크로어레이 패치' 기술을 적용한 단백접합 패치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티푸스 백신인 '스카이타이포이드'의 항원을 공급하고, 백사스는 이를 활용해 피부에 부착하는 마이크로어레이 패치 제형 개발에 나서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자가접종이 가능한데다 상온에서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해 백신이 상용화될 경우,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GC녹십자는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독감백신 'MIMIX-Flu'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MIMIX-Flu는 180일 동안 지속적으로 높은 면역원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바늘 자체가 녹아서 피부에 침투되기 때문에 주사기에 대한 공포감은 물론 통증 두려움도 완전 해소했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104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비만치료제 시장도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아ST, 광동제약 등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치료제를 앞세워 시장선점경쟁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내년 초 임상 1상에 들어가, 2028년 상용화한다는 계획 아래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가 준비 중인 GLP-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는 팔·복부 등에 1주일에 한 번 붙이면 된다. 이에 앞서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자체 플랫폼 ‘클로팜’을 활용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비임상을 완료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문기업 라파스와 공동으로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를 연구 중인 대원제약은 지난 8월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DW-1022는 다국적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점이 특징이다.
동아ST은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기업 주빅과 당뇨·비만 치료제에 대한 마이크로니들 제형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며 광동제약은 지난해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협약을 맺고, 비만 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경쟁에 합류했다.
이밖에 JW중외제약이 마이크로니들 연구기업 테라젝아시아의 플랫폼을 활용해 마이크로니들 탈모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