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 맞아 경쟁력 제고위한 결정"
일각, "내부거래 비율 축소위해 농심기획 매각하는 것"...광고 산업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 높아
농심그룹, "부수효과 기대하더라도 누적액 적어 효과 미미할 것"
농심이 광고 자회사 ‘농심기획’을 매각한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른 것은 현대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이다.
농심기획은 ‘뉴미디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노션에 손을 뻗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공시의무 대상 기업집단으로 새롭게 분류된 농심그룹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 ‘농심기획’을 정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로 28년차의 업력을 맞은 ‘농심기획’이 ‘이노션’에 매각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노션은 농심기획의 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수 작업을 위한 검토를 거치는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농심 그룹이 ‘농심기획’을 ‘이노션’에 매각함으로써 최근 과제로 갖고 있던 내부거래 비중 축소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은 공시의무 대상 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특히, 총수 일가의 보유 지분이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 이상일 경우,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이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을 차지하면 규제를 받게 된다.
농심은 지난해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가면서, 공시의무 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으로 지정됐다. 이후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을 지속해왔으나, 현재까지도 교통정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농심기획의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63%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큰 비율을 기록했다. 농심 그룹 입장에서는 농심기획의 내부거래액이 크지 않더라도, 산업 특성상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을 애써 안고 갈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농심 측은 '내부거래 문제 해소'는 부수적인 기대 효과일 뿐 매각의 주된 목적은 ‘뉴미디어’ 시대에서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함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농심기획은 현재까지 신문과 TV광고 등 전통적 매체에 주력해왔으나.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SNS 마케팅 등 ‘뉴미디어’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매각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에선 농심이 농심기획을 매각해 자산 총액을 5조원 이하로 내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농심이 주력하고 있는 유통 계열사 '메가마트'의 기술적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헬스케어 기업 유튜바이오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그룹 전체 자산 총액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농심 그룹이 내부거래 비율을 낮추기 위해 농심기획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며 “인하우스 광고가 전통적인 매체를 위주로 했다면, 최근엔 SNS 마케팅 등 뉴미디어 시장에서 비교적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하고 경쟁력을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각이 진행되면 내부거래 감소는 간접효과로 드러날 수는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농심기획의 내부거래 누진금액이 워낙 작아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