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잔액
상반기 500조원 목전…연쳬율 상승세
“현장점검 등 선제적 관리 나설 것"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부실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중소기업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탓이다.
상반기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약 500조에 달한다. 무리한 확장보다 건전성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하나금융연구소가 국내 2만4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전체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14.4%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보다 높은 14.9%다.
지난 6일 한국증권학회 주관으로 열린 '2023 기업구조혁신포럼'에서 박상태 삼일회계법인 이사는 이러한 한계기업 비중이 연내 22.8%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이사는 한계기업 부도확률은 최대 4.25%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충격과 고금리 등 악재가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를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한계기업이란 재무구조가 부실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등 더 이상의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말한다.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와중에 4대 은행은 일제히 기업금융 강화에 나섰다. 상반기 기준 4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총 499조원이다. ▲KB국민은행 133조원 ▲신한은행 127조원 ▲하나은행 121조원 ▲우리은행118조원 순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이다. 2분기(0) 대비 상승한 수치로 은행권 대출심사가 완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출 연체율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4대 은행의 2분기 기준 대출 연체율(가계·기업 포함)은 0.23∼0.29%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 비해 0.07%p 상승한 수치다.
기업대출 연체율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0.43%)은 전월(0.39%) 대비 0.04%p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1%를 기록했으며, 전월 대비 0.06%p 상승했다.
건전성 관리 없이 무리한 기업금융 확장을 지적하는 물음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 등으로 상환여력이 저하된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며 "또 기업에 대한 상시 점검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현장점검 등 선제적 관리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