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비은행 부문 상대적으로 부진
인수합병 시 자산 23조 예측...외형 확장
다만 추가적인 투자 비용에 부정적 시각도
하나생명보험 합병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보험 매각 본입찰에 참전하면서다. 이를 기반으로 하나금융지주가 비금융부문인 하나생명보험의 외형 성장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KDB생명의 불안정한 재무 건전성으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보험 매각 입찰에 참전했다. 7일 마감된 KDB생명 매각 본입찰에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진행된 예비 입찰에서 하나금융은 참여하지 않았지만, 본 입찰에 뛰어들면서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매각 대상은 KDB생명 지분 92.73% 전량 매각이며, 매각가는 2000억원으로 거론된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하나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약 7주간의 실사 과정이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인수 조건이 결정될 예정이다.
생명보험사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나생명은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신한,KB,하나)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다. 지난해 순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다. 1분기 순익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1분기 하나금융의 비은행 매출 기여도는 12%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보험 형제인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7%, 94% (KB생명보험+구 푸르덴셜보험 순익 합산) 상승했다. KB금융지주 매출에 기인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 같은 배경에 하나생명보험의 외형 확장은 오랜 기간 숙원이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하나금융의 과제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번 참전으로 KDB생명과 하나생명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경쟁력을 갖추면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에 나선 KDB생명은 중소형사 생명보험사로 매각 도전만 올해로 다섯 번째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KDB생명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가격 협상 실패 등으로 네 번의 실패를 겪은 바 있다.
KDB생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매각 전망은 밝다. 1분기 순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년 대비 107% 증가한 481억원으로 집계되면서 개선세를 보여줬다.
하나생명과 KDB생명보험이 인수합병을 하게 되면 생보 자산 규모 10위권에 올라서게 된다. 1분기 기준 하나생명의 자산 총계는 5조8764억원으로 17위이며, KDB생명은 17조1298억원으로 11위다. 합병 시 자산은 23조62억원으로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
삼일 PwC 경영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은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일부 중소형 보험사 중심으로 매물화 및 자본확충의 성공 가능성이 관심사로 부상되고 있다”며 “최근 2년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순이자마진 개선 및 비은행 사업 이익 증가 등으로 금융지주 순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영역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비은행권 중심으로 인수합병 가능성을 검토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분기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지 않은 탓이다. KDB생명의 K-ICS(신 지급여력제도)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후 101.6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를 크게 밑돈다. 전 분기 대비 60.81%p 하락한 수치다. 경과조치 적용 전은 47.68%로 최하위 수준이다.
K-ICS는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되며 보험사의 지급 여력을 확인하는 지표로 작용한다. KDB생명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 KDB생명의 높은 부채 비율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말 기준 KDB생명의 부채는 16조6210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3007%에 달한다. 이는 과거 고금리 저축성 상품과 연금보험 판매에 주력한 결과로 책임준비금 규모가 커진 탓이다.
한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보험은 구 금호생명이었던 옛날 보험사로 과거에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을 많이 판매했다"며 "이는 고금리 상품으로 올해 새로 도입된 IFRS17(새 회계제도)에서 부채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이 인수한다면 지주가 추가적으로 책임져야할 비용이 매각가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득 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확인된 게 없다"며 "약 두 달 정도의 실사 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그 이후에 자세한 이야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