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국내·북미·유럽 시장 진출 이어져
-에코프로, 그룹사들과 협력해 재활용 사업 키워
-포스코홀딩스, 국내외 기업들과 합작사 설립 계속해
성일하이텍·에코프로·포스코홀딩스 등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관련 업체들이 국내외 시설 증설에 나선 가운데, 폐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른 전략으로 해석된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관련 업체들은 폐배터리 발생량 급증과 IRA·CRMA 등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시설 증설은 물론 북미·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한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폐배터리 재활용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시 사용되는 핵심 광물의 해외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춰, 향후 미국 IRA 세부 지침 중 핵심 광물 요건에 대응할 수 있고 불확실성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은 EU(유럽연합)의 CRMA나 新배터리규정 등을 고려했을 때도 중요하다”면서, “해당 규정들이 시행되면 배터리 제조시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해 얻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폐배터리 확보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봤을 때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북미와 유럽에서 폐배터리를 확보해 그 국가에서 가공하면 배터리 이송·보관·안전 대비 등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폐배터리를 적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업체로 성일하이텍이 꼽힌다. 성일하이텍은 2008년부터 전처리 공장을 가동해 모든 종류의 배터리 스크랩(Scrap)을 처리해왔고, 2011년부터는 습식 제련 공장을 가동해 배터리 주요 금속인 코발트·니켈·망간·리튬·구리·알루미늄 등을 회수해왔다. 삼성SDI·SK이노베이션·포스코홀딩스·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으며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객사 및 파트너사와 항상 협력하는 큰 틀은 변함이 없다”면서, “특정 회사를 언급해 진행현황을 언급하는 것은 NDA(Non-Disclosure Agreement, 비밀유지 계약서) 위반이라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와 같은 재활용 업체의 경우 사업추진이나 확대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으나 EV 시장에도 EPR 제도(Extended Producer Respoinsibility,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가 정착되면 사업확장에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PR 제도는 제품을 제조한 업체에서 일정량의 제품 폐기물을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이를 어긴 업체는 부과금을 내야 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환경부 등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폐배터리에 EPR 제도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성일하이텍측은 해외 진출 확대에 대한 질문에 “당사는 미국의 경우 조지아 진출을 발표했고, 인디애나까지 추가로 진출 예정”이라면서, “유럽의 경우 헝가리·폴란드에 이미 진출했고, 추가로 독일·스페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코프로 그룹은 에코프로 씨엔지·이노베이션·머티리얼즈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에코프로 그룹의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은 습식공정으로 이루어지고, 전처리·후처리 모두 가능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림 에코프로 이사는 ‘2023 배터리 데이’에서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화룡점정’이라는 단어로 소개했다. 리사이클링을 통해 확보한 메탈은 버진 메탈(Virgin Metal) 대비 고부가가치 확보가 가능해 추가 마진을 얻을 수 있고, 배터리·EV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배터리 리사이클링의 경우 친환경 공정으로 ESG 경영에 유리하고, 해외 각국의 재활용 원료 의무 사용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 놓았다.
이에 에코프로 그룹은 국내에서 검증된 통합 Closed Loop 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셀 생산의 중심인 북미와 유럽에서 폐배터리·스크랩(Scrap) 물량을 확보하고, 리사이클링 메탈 기반의 전구체·양극재 생산을 확대해 가장 친환경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역시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포스코HY클린메탈’을, GS에너지와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하는 등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그룹사들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견고한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