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4%대 유지 중...정책성 존재감 '시들'
출시 한달 만에 목표액의 50% 가까이 달성할 정도였던 특례보금자리론 인기가 상당히 식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3% 중후반까지 떨어졌는데 특례보금자리론은 4%대를 계속 유지하면서 존재감이 시들해졌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금리가 연초와 비슷하게 4%대를 유지됐다"며 "반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했고,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 중반까지 떨어져 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고금리 속에 주택 구매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정책성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인기가 점차 떨어지는 모양새다.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당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한달 만에 17조4669억원(7만7000명)이 신청되며 올해 공급 목표인 39조6000억원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을 채웠다.
그러나 연초 8%를 돌파했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4%까지 떨어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업계에 따르면, 4월말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취소 규모는 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신청규모 30조9000억원의 27%에 달한다. 즉,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자 4명 중 1명은 신청을 취소한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자체도 매달 감소하고 있으로 나타났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신청취소에는 단순변심뿐 아니라 부적격자도 포함돼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중금리를 반영하지 않아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보인다.
6월 1일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금리는 연 4.05%(10년 만기)∼4.35%(50년 만기), 일반형은 연 4.15%(10년)∼4.45%(5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HF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 주거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6월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4월 취급분 기준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 금리가 4.24%로 가장 낮았고, 이어 KB국민은행(4.29%), 하나은행(4.35%), 신한은행(4.54%), 우리은행(4.7%) 순이다.
같은 기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3.85%, 3.93%로 집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정책모기지로서의 존재감을 크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