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일부 교수, "아직은 두고 볼 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에너지 부문에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다시 꺼내든 이후 1년이 넘었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를 준비가 안된 모양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 국정 기조를 맞추지 않으면 과감한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은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의 수익성 부문 중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1년 8.55% 대비 2022년 2.25%p 감소한 6.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순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3.24%) 대비 3.4%p 하락한 -0.16%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수익성 각각의 기준은 영업활동 효율성 및 영업활동과 무관한 활동에서 창출되는 수익과 비용까지 반영된 값으로써 활용된다.
안정성 측면에서 영업이익이자보상비율의 경우 2021년 1.67%에서 2022년 1.17%로 0.5%p 줄어들었다. 해당 비율은 차입금에 대한 기업의 이자비용에 지급능력이 우수함을 의미하며, 전체 회계기간 동안의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내는 유량(flow) 개념이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영업이익이자보상비율이 1미만인 경우에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비용마저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하며, 기업의 단기적인 지급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뒷받침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증가율 역시 2021년 마이너스로 떨어진 이후 아직도 회복될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0년 56.6%의 영업이익증가율을 기록한 후 2021년 97.07%p 감소한 -40.47%를 나타냈다. 증가율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후 2022년 조금 회복은 했으나, -17.95%로 집계돼 여전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원자력 발전 조타를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원자력을 다시 살리려는 정부 의지를 따라가려면 재무라는 실탄이 필요한데 그 실탄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기자와의 취재에서 "한수원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고 특히, 영업이익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 있게 보려고 한다"며 "한국전력(한전)의 자회사들의 부실이 연결 기준으로 한전에 재무제표 상 보고되면 한전은 더 큰 짊을 지게 돼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다만, 학계에서는 정부가 확실히 밀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견 등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산업부의 예타가 너무 많이 삭감됐고, 이제야 원자력 관련 계획안 1차가 시작된 만큼, 조금은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