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 리테일 환경 속 CO2 감축 솔루션+친환경 마케팅 효과 한꺼번에
맥주와 탄선음료로 유명한 주류 및 음료수 기업 아사히(アサヒグループホールディングス, Asahi Soft Drinks Co., Asahi Group Holdings, Ltd.(모회사))가 올해 6월부터 자판기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하는 자동판매기 기술의 콘셉트 시험(Proof-of-Concept, 이하 PoC)에 들어간다.
전 세계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입해 저장하는 다양한 원리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식음료 자판기라는 현대 리테일 전자식 도심 소비 인프라를 탄소 포집에 응용한 사례는 아사히 그룹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아사히 음료 사는 자판기 PoC 실험을 위해 6월 1일부터 새로 디자인된 자동판매기 30대를 일본 간토 및 간사이 지방의 지하철역이나 번화가 실내 리테일 공간에 설치하고 이산화탄소 흡입 효율성과 이산화탄소 밀도를 측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전자 자동판매기의 천국이다.
식음료품과 위생용품 같은 생필품은 물론 장난감에서 신선 고래고기 사시미와 캐비아 초밥에 이르기까지 현금이나 카드만 있으면 뭐든 살 수 있을 만큼 각지각색의 자동판매기 5백만 대가 설치·운영됐으나, 지난 10년 사이 비도시 외곽 지역의 인구 감소, 장기적 디플레, 높은 인건비에 따른 소비 감소와 자판기 시장 축소로 인해 지금은 4백 만여 대로 그 수가 감소했다.
글로벌 식음료품 제조업계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 달성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산업 부문이다.
특히, 자판기 운영에는 전력 소모가 많고 기기의 냉각 및 보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도 많다. 아사히 음료는 10여 년 전부터 전력 소모량 감축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자판기 및 투 도어 매장용 냉장고 재설계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이산화탄소 포집형 자판기 PoC 시험은 2022년 초까지 아사히 배포 자판기 대다수(93%+)를 에너지 효율적 히트 펌프 및 LED 조명 방식으로 교체 완료해 전력 소비량 70% 감축하기로 했던 업체의 ESG 경영 계획의 연장이다.
세계 최초 아사히 특허 자판기용 CO2 포집 기술
기성 자동판매기는 대기 중의 공기를 흡입한 후 그 공기를 전력으로 냉각 또는 가열해 내부 진열될 음료수를 차게 또는 따뜻하게 보관하는 원리를 사용한다. 건물 내 실내 공기 온난방 기능을 하는 에어컨의 작동 원리와 같다.
아사히 음료가 자체 사내 개발한 탄소 포집 기능 음료수 자판기는 자판기 성능을 저하하지 않으면서 내장된 공기 흡입기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여과·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CO2 여과 장치 속에는 담긴 흰색의 다양한 칼슘 광물 혼합 분말은 일정량의 CO2를 흡입한다. CO2를 흡착한 이 분말은 인근 공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농업용 비료나 시멘트 가공용 고착제 원료로 재활용될 수 있다.
CO2 포집기를 장착한 아사히 자판기는 기성 자판기 냉온 기능에 소요되는 전력 소모와 자판기 가동 과정에서 소요되는 총 CO2 배출량 중 20%를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업체 측은 말한다. 비유하자면, 이렇게 해서 상쇄된 1년간 자판기 배출 이산화탄소량은 1년 동안 56~60년 생 일본 향나무 20그루가 빨아들이는 CO2량과 동일한 부피다.
아사히 음료는 오는 2024년 연초부터 이 기업이 배포·운영하는 모든 자동판매기에 CO2 포집 가능을 하는 특수 부품을 내장하고 탄소제로 사회로의 이행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아사히 음료 자판기에 탑재돼 시험 사용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