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자산 비중 90%
최근 美 신용경색 위기에 우려↑
신한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작년 말 회사의 연체 3개월 이상 부실자산은 약 60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크다. 자산 약 90%가 해외대체투자 건으로 국내와 비교해 자금회수에 어려움이 큰 구조다.
부실자산 규모만큼 충당금도 약 4000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가장 크다. 향후 자금회수 진척도에 따라 대규모 환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문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미 부동산 담보대출 차환길이 막힌 점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5년 말 이전까지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투자증권의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은 7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9%(442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에 등록된 48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신한증권 다음으로 큰 곳은 메리츠증권 4973억원, NH투자증권 3545억원 등이다.
문제는 연체 3개월 이상 부실자산(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규모다. 회사의 부실자산규모는 5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63%(2298억원) 늘어났다. 특히 지난 4분기 동안 요주의자산이 700억원 줄어든 반면, 고정자산은 같은 금액만큼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가 보유한 자산은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총 5가지로 나뉜다. 채무상환능력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한 고정자산 이하부터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로 해외대체투자 건에서 자금회수가 막힌 탓이다. 작년 말 기준 회사의 요주의이하자산 중 약 87%가 호텔, 항공기 등 해외대체투자 자산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코로나19 이후 타격을 받은 업종이다.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말 527억원에 그치던 회사의 요주의이하자산은 2020년 말 7900억원으로 14배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 노재웅 실장은 “비우호적인 업황과 더불어 최근 수년간 금융상품 판매 관련 배상책임 및 투자자산의 자산건전성 저하로 재무안정성 개선에 다소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며 “요주의이하자산의 해소에 시일이 걸리고 있어 투자자산의 건전성 저하 및 회수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충당금은 넉넉한 편이다. 전년 대비 744억원(20.8%) 증가한 4309억원이다. 요주의이하자산에서 충당금을 뺀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순요주의이하자산은 6.7%로 전년 대비 1%p 개선됐다.
자금회수 진척도에 따른 환입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나 문제는 SVB 파산 이후 미 부동산 담보 재대출이 꽉 막힌 점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5년 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금은 1조5000억 달러, 우리 돈 약 2000조원에 달한다.
은행들이 최근 대출문을 굳게 걸어 잠그면서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지막 2주 동안 시중은행 대출은 약 1050억 달러 감소했다. 이 중 지난 5년간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을 10%p가량 늘린 중소형 은행의 대출 감소 규모가 70%에 달한다.
혹시 모를 위기에 대응할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회사의 대표 재무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1112.9%로 당국 규제치를 10배 넘게 웃돈다. 만기 3개월 이내 유동성자산을 부채로 나눈 유동성비율도 139.5%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평균 122.4%를 뛰어넘는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고정이하자산이 늘어난 게 손실확정을 곧바로 의미하지 않는다. 자산건전성은 정량적인 방법 외에도 정성적인 평가가 고려된다”며 “당사의 리스크관리부서에서 보수적으로 자산위험성을 평가하면서 요주의이하 자산규모가 커진 영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