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입장 뒤집고 위믹스 품을까
지난해 상폐 이슈로 코인시장을 숱한 논란에 휩싸이게 했던 위믹스가 거래소 코인원에 재상장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코인원의 거래량 상승을 견인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위믹스의 상폐에 앞장섰던 업비트와 빗썸은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와 빗썸 입장에서는 위믹스를 재상장하는 일이 입장을 번복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이는 고객들의 불만 폭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재상장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코인원은 위믹스를 재상장한 뒤 거래량 상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코인원에서 위믹스 거래 비중은 비트코인과 클레이튼에 이어 3번째로 많은데, 이는 코인원 전체 거래량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 2월 위믹스에 대한 원화마켓 거래 지원을 공지했다. 코인원 측은 거래 지원 때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이는 거래소 합의체인 닥사의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행보다.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재상장 결정에 앞서 닥사와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와 빗썸이 위믹스의 재상장을 추진할지를 놓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립토 윈터 속에서 가상자산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위믹스 재상장은 매력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뒤를 따른다.
다만 업비트와 빗썸이 위믹스 재상장을 추진할 경우 닥사 유명무실론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상폐 당시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와 닥사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점을 고려하면 쉽게 화해의 제스쳐를 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 주를 이룬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와 빗썸의 위믹스 재상장은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허탈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동반되지 않는 한 위믹스 재상장은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업비트의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 통신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때문에 업비트는 당분간 신규 코인을 재상장하는 데 있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석우 업비트 대표가 위믹스 상폐 당시 "사필귀정"을 언급하며 위메이드와 각을 세운 점 역시 재상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 투자 수요가 다시 높아진 상황에서 업비트와 빗썸이 위믹스를 향후에도 재상장시키지 못한다면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 "위믹스 재상장을 분명히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들의 비판 여론을 키울 수 있어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