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 씨, 글로벌 사모펀드 블루런벤처스 아시아 대표 등 활동
..."지인 등에 경영 관심" "대외 접촉 면 넓히며 소송 관여"
...변호인단 강일원 대표변호사는 윤관 씨 아버지와 고교 동문
- 법조계 "양자 입적 부터 가족간 결속이 약했던 것도 소송 배경"
구광모 LG 회장이 어머니와 두 여동생으로부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당한 가운데 첫째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 윤관 씨가 배후에서 상당한 역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관 씨는 소송 과정에서 일부 참여하고 있으며 그의 아버지가 세 모녀의 소송을 대리하는 강일원 케이원챔버 대표변호사와 용산고등학교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재계에 정통한 고위관계자 A씨에 따르면 "구연경 대표의 남편 윤관 씨가 이번 소송에 개입돼 있다"면서 "세 모녀가 기습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윤관 씨가 아버지와 용산고 동문인 강일원 변호사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관 씨는 일부 지인들에게 경영에 대한 관심도 드러낸 바 있다"며 "최근에는 주요 인사와 접촉 면을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관 씨는 현재 BRV캐피털매니지먼트(BRV) 대표이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BRV의 모회사 블루런벤처스에서 20년 가량 제너럴 파트너로 활동했다.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핀테크 업체 페이팔(PayPal), 이스라엘 스타트업 웨이즈(Waze) 등에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복수전공하고 경영공학 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시민권자로 알려져 있다.
윤관 대표의 아버지 고(故) 윤태수 씨는 알프스리조트 회장 등을 지낸 숨은 재력가로 알려지고 있다.
윤관 대표는 구연경 대표와 미국 유학시절 만나 2006년 결혼하면서 LG가(家)의 맏사위가 됐다.
앞서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 등 세 모녀는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지난 2월 28일 서울서부지법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세 모녀의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강일원 케이원챔버 대표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강일원 변호사는 헌법재판관 출신으로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관련 대한변호사협회 법률 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또한 로고스의 배인구·조영욱·성주경 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구연경 대표, 구광모 회장 보다 한달 늦게 태어나...당초 사촌 관계에서 여동생으로 변화
구연경 대표는 1978년 1월생인 구광모 회장보다 한달 늦게 태어난 여동생이며,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장녀다.
구광모 회장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구본무 회장의 첫째 남동생)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본래 구연경 대표와는 사촌 간이었다. 구광모 회장은 2004년 12월 큰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남매가 됐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장자계승' 전통에 따라 구광모 회장을 경영 후계자로 낙점한 셈이다. 그러나 양자 입적 당시 일부 가족의 반대로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양자 입적 당시부터 가족간 결속이 약했던 것도 이번 가족간 소송으로 이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구연경 대표는 미국 유학시절에 윤관 씨를 만나 2006년 결혼했다. 결혼 후 LG 전통에 따라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고 가사 일과 자원봉사 등에 전념했다. 지난 2017년에는 용산구 한남동 복지분야 명예동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구연경 대표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와 미국 워싱턴대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을 졸업해 평소 사회복지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구연경 대표는 지난해 4월 LG복지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LG 가문에서 여성이 경영에 참여한 첫 사례로 꼽힌다.
세모녀 변호인단 일부, 경영권 보다 절차상 하자에 대한 소송 강조
상속회복청구권이란 상속권이 '참칭 상속권자'로 인해 침해된 경우 상속권자가 침해의 회복을 위해 갖게 되는 청구권을 뜻한다. 참칭 상속권자는 법률상 상속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재산을 점유하는 사람이다.
다만 세모녀 측 변호인단 중 로고스 측은 경영권 관점이 아니라 절차상 하자에 대한 소송을 강조하고 있다.
LG 측은 "2018년 당시 이미 가족 간 합의서가 있고 15번의 합의 과정 등 증거가 넘친다"며 "이미 끝난 일"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상속권 소송에 참여했던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는 "상속회복청구 소송은 법무법인이나 변호사 역량과는 크게 상관이 없고 팩트가 중요하다"며 "가족간 분쟁인 만큼 변호사로서도 조정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