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주들 "현대차, 재발가능성 언급하면서도 ‘깜깜이’ 수리로 일관"
- 전문가 "ICCU, 아직 보완해야 할 점 많아"
다수의 제네시스 GV60 차주들이 ‘ICCU(Intergrated Charging Control Units, 통합충전제어장치) 결함’으로 리콜을 요청했지만, 현대차가 미봉책수준의 답변만을 내놓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측은 무상수리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보상수리기간이 지난 차량 소유자는 무상수리를 받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결함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는데 아직 현대차측의 대응이 안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1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다수의 GV60 운전자들이 ‘전원 공급 장치 점검!’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꺼지는 증상으로 제조사측에 리콜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대차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무상수리’로 대처하면서 차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021년 12월에 GV60을 구입한 A씨는 “‘전기차 시스템을 점검하세요’라는 안내 멘트와 함께 경고 메시지가 뜨며 갑자기 차가 멈췄다”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발생하자 A씨는 즉각 전기차 정비업소인 현대하이테크센터를 찾아갔고, 점검 결과 센터측으로부터 ICCU를 교체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ICCU는 양방향 전력변환을 가능하게 하는 충전시스템으로 별도의 장치가 없어도 110V와 220V의 일반 전원 공급이 가능해 최근 전기차 모델에 탑재되고 있다.
A씨는 “정비소측에 재발가능성에 대해 묻자 엔지니어가 해당 ICCU가 아직 ‘개선된 제품’이 아니라서 재발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라며, “우선 규정상 무상수리가 가능했지만 보증기간이 끝나면 받을 수 없을뿐더러, 동일한 문제를 겪은 운전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리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토로했다.
현대하이테크센터의 ‘깜깜이 수리’에 불안한 A씨는 현대차측에 리콜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A씨는 “재발가능성이 있는 차량을 리콜 조치하지 않는 제조사의 대처가 이해되질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A씨만 이런 상황을 겪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GV60 운전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GV60 MEMBERS'에는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다수의 운전자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한 운전자(ID : 서xxxxx)는 “주차하다가 후진을 넣으니까 ‘퍽’소리가 나면서 경고등이 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운전자(ID : 대xxxxx)는 “‘전기차 충전 시스템 점검’이라는 메시지가 뜬 후 속도가 제한돼 주차 후 수리를 받았다. 수리가 아니라 리콜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배진용 동신대학교 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의 전기차 관련 기술을 세계 최고이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문제가 되고 있는 ICCU는 통합 충전시스템으로 고전압 배터리와 저전압 배터리 모두를 충전시켜 주지만 새롭게 개발된 충전시스템이다 보니, 앞으로 더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최근에 출시하는 전기차에 800V의 고전압을 적용하면서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주행거리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지만, 온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 등 관리가 어려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GV60 결함과 관련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유관 부서와 협의해 입장을 표명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