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이사회 의장’ 정관 명시
경영진 견제기능 약화…"선임 사외이사 존재" 해명
KB증권이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원천봉쇄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정관을 유지하면서 논란이다. 경영진 견제 기능을 위해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한 미래에셋, NH투자, 삼성증권 등 경쟁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회사 측은 관련 법령(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선임 사외이사를 별도 선임했으며 정관 개정에 대한 검토계획은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KB증권 박정림 공동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변없는 3차례 연속 선출으로 회사 지배구조 정관에 따른 결과다.
KB증권의 지배구조 정관 제5조(이사회 의장의 선임 등)는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대표이사가 복수(박정림·김성현대표)일 경우 이들 중 한 명을 의장으로 선임한다.
제5조 (이사회 의장의 선임 등)
1.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로 하며 이사회에서 매년 선임한다. 단, 대표이사가 복수인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로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이와 달리 2016년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3조(이사회 의장의 선임 등) 1항은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사회 독립성을 유지하고, 경영진 견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출할 경우 별도 사유를 공시하고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해야 한다. 이에 KB증권은 29일 김창록 사외이사를 선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다만 선임 사외이사의 역할은 의장과 비교해 한정적이다. KB증권 지배구조 정관에 적시된 선임 사외이사 업무는 사외이사회의 소집 및 주재, 업무수행 지원, 책임성 제고 지원 등 크게 3가지에 그친다.
이러한 배경에 KB증권과 달리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 NH투자, 삼성증권은 모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다. 각 회사의 의장은 정용선 사외이사, 정태석 사외이사, 장범석 사외이사다.
KB증권과 이들 세 회사의 차이는 증권시장 상장 여부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에 속한 비상장 회사다. 비록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발간하나 주주구성이 폐쇄적인 만큼 지배구조를 견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KB증권과 같은 비상장사 한국투자증권도 사외이사가 아닌 최대주주(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다만 KB증권과 달리 한국투자증권 이사회 정관(제25조)은 “이사회의 의장은 매년 이사회 결의로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발간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서 “당사는 이사회의 원활한 운영과 법령·내규에서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을 적정하게 수행하기 위해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선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와 달리 사외이사 선임이 닫힌 KB증권 측은 “아직까지 해당 정관 개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 진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정관에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내부임원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어 제기될 수 있는 이사회 독립성 저해와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 축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