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단 자발적 기부액 100억원
육아휴직 후 근속률 최근 3년 평균 98%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지속가능한 금융의 미래를 여는 NH투자증권의 여정이 눈길을 끈다. 회사의 ESG 경영은 증권사 본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환경과 사회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다.
금리인상 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지만 이 목표를 향한 의지는 한결같다. 이를 이루기 위해 NH증권이 추진하는 3대 ESG 경영 전략(녹색경영 전략 고도화·사회적 책임경영 강화·투명한 지배구조 운영)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친환경 투자 두각…목표치 300% 상회
NH투자증권은 ESG 금융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21년 국내 금융투자회사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했다. 1100억원 규모로 조달한 자금은 모두 친환경, 사회적 가치창출 사업에 쓰였다. 이렇게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같은 해 7월 정부 공사 최초 ESG채권(한국지역난방공사) 발행을 단독 주관하기도 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투자한 ESG 금융규모는 5974억원이다. 연초 설정한 목표금액 1850억원을 3배(323%) 뛰어넘는 규모다. 분야별로 ESG 채권·펀드 투자가 3100억원으로 가장 크고 신재생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 1509억원, ESG 펀드판매 1215억원 등이 이를 뒤따른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그룹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함께 뛰어든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유럽 최대 규모 풍력발전단지 ‘스웨덴 에버튜링 풍력 발전소’ 지분 50%를 공동 매입했다. 또 단독으로 녹색 건축물 인증 획득을 위해 여의도 파크원(Parc 1) 프로젝트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렇게 친환경 부문에서 투자를 늘리는 한편 탈석탄 투자 정책을 따라 화석연료 관련 프로젝트 금융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금리인상 등으로 업황이 어두워지면서 이 같은 ESG 투자가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실적 위축과는 크게 상관없이 ESG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ESG경영 차원에서 ESG 투자를 진행 중이며 당사 투자 목표대로 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농촌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활동 확대
친환경 금융뿐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요 활동 대상은 지역 농촌으로 농협이란 정체성을 살리고, ‘농업 임팩트 금융’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의 2021년 한 해 사회공헌 기부금은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100.8억원이다. 2011년 대표이사 직속으로 구성된 사회공헌단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금액이다.
사회공헌단은 38개 사내봉사단을 꾸려 기부와 함께 봉사활동도 펴고 있다. 같은 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활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임직원 총 4992명이 2만2974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대표 농촌 사회공헌 사업은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다. 농촌 일손 돕기, 농산물 직거래장터 운영 등 실효적인 지원을 중점으로 제공한다. 지난 2021년 437명의 직원이 총 31개 마을에 방문해 관련 나눔활동을 가졌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봉사활동 시간은 줄었지만 농가소득 증대를 목표로 한 지원금액은 더 늘었다. 2021년 한 해 중소농가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모집한 크라우딩 펀드 금액은 2억800만원으로 목표치를 743% 상회했다. 펀딩 건수는 전년 대비 16% 늘어난 6495건이다.
이 밖에도 군소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농촌 일손돕기, 스리랑카 농업협동조합 기부 등의 활동을 잇고 있다. 또 ‘대한민국 농촌경제보고서’, ‘슬기로운 농업투자생활’ 등을 직접 제작 및 발간하면서 농업이 가진 사회적 가치와 투자처로서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원스톱’ ESG 거버넌스 체제 구축…”고객 위한 행보”
실무진부터 대표이사까지 이르는 '원스톱' ESG 거버넌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ESG 추진과제를 관리 및 평가하는 ‘ESG 추진부’, 이를 통해 선정한 추진과제를 심의·의결하는 임원 단위의 ‘지속가능협의회’를 설치했다. 그리고 이듬해 3월에는 ESG 경영전략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 단위의 ‘ESG 위원회’를 출범했다.
임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증진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다. 이를 막기 위해 2017년부터 업계 최초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출산 전후 휴가, 불임휴직제도, 자녀 학자금 등의 제도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여성 임직원의 육아휴직 복직 후 12개월 이상 근속율은 2019년 100%, 2020년 97.3%, 2021년 96.9% 등으로 100%에 근접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긴축 한파에 지난 한 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NH투자증권은 올해 증권사 본업의 역할('자본시장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꾸준히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는 신년사에서 “고객의 필요가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 위기를 극복할 기회를 준 것도, 위기를 극복할 힘이 되어 준 것도 언제나 고객”이라며 “올 한 해 무엇보다 고객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서로 도와주는 한 해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