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리스크 관리 등으로 증권업 본질 상기
“거센 파도가 유능한 뱃사공을 만든다”
계묘년을 맞이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빅3 증권사 CEO(최고경영자)가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 여느 때보다 불확실한 한 해가 다가오는 가운데 이들 대표는 공통적으로 위기 속 기회를 강조했다. 또 어려운 시기일수록 증권업의 본질을 떠올리고 실천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기회를 발견하고, 본질을 지키기 위한 가치로 '소통'을 강조했다.
“더 큰 성장의 기회가 보인다”…위기 속 기회 강조
자기자본 기준 국내 3대 증권사 대표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이를 “도전”, “매우 어려운 시기”, “위기” 등으로 표현했다.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탓이다. 그러나 이들 대표는 낙담하기보다 입을 모아 위기 속 기회가 있음을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올해 높은 시장 금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전 세계 자산가격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더 큰 성장의 기회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회사의 성장을 이끈 혁신 DNA를 기반으로 ‘유니크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등 타사와의 비즈니스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를 두고 “좀 더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대응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렇게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오는 어려움과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고, 성장의 계기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위기 속 기회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대표가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건 리스크 관리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 사장은 ‘쉽지 않은 한 해’를 지나온 임직원에서 “고생 많으셨다”는 격려로 운을 뗐다. 정 대표는 이어 “돌이켜 보면 좋았던 시절도 많았지만 큰 위기나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정답은 있었다”라며 “위기를 극복할 기회를 준 것도 위기를 극복할 힘이 되어 준 것도 언제나 고객이었다”며 정답은 어느 때나 고객 안에 있음을 당부했다.
“변하지 않아야 할 본질과 사명은”…타성에 대한 비판
이들 대표는 힘든 상황일수록 타성에 빠지기보다 회사와 임직원 개개인의 존재 역할을 묻고 이를 상기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대표마다 ‘고객’, ‘리스크 관리’ 등 증권업의 본질을 정의하는 방식에는 다소간 차이가 존재했다.
최현만 회장은 회사의 존재이유를 '고객'으로 정의했다. 최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을 위하여 존재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고객이 글로벌 우량자산에 투자하고 평안한 노후를 위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시장상황과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좋은 상품을 제공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정일문 대표는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정 대표는 “우리 업의 본질은 리스크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고, 리스크에 대한 대가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리스크관리’라는 이 단어가 익숙해서 타성에 젖어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자문해보시기를 바란다”며 익숙한 일상을 벗어날 것을 요청했다.
정영채 대표는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증권업을 정의했다. 정 대표는 “좋은 시기와 어려운 시기들을 연이어 보내고 나니 우리의 변하지 않아야 할 '본질과 사명'이 무엇이었는지 모두 함께 돌아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우리는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다. 이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본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우리의 가장 본질적인 일. 그 자체”라고 말했다.
“역동적이고 활기찬 조직 만들자”…경계 없는 소통 강조
마지막으로 이들 대표는 열린 조직문화를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다가오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각자마다 정의한 증권업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소통’이란 가치에 주목했다.
최현만 회장은 “항상 소통하자”며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는 대부분 둘 이상의 조직과 연계되어 있다. 전략적 혁신을 하려면 조직 간 소통과 협업은 필수라는 것을 기억하자. 발전하는 조직은 동료와의 소통이 원활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조직”이라며 '소통'이란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정일문 대표는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공정’이란 가치를 특히 강조했다. 올해는 한국증권에 처음으로 연봉제가 도입되는 해다. 정 대표는 “어려운 환경이 예상되더라도 최고라는 자긍심과 정도의 자세로 스스로 능동적으로 본인의 성과를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역동성을 보여달라”며 “직원 여러분의 역동적인 정도 영업 결과에 대해서는 공정한 평가로 회사는 보답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영채 대표는 앞선 두 대표와 달리 다양성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좋은 성과를 내는 조직의 특징은 구성원들의 똑똑함이 아니라 다양성에 있다"며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고객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정 대표는 덧붙여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 경계없는 소통 등을 가질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최현만 회장, 정영채 대표는 이번 신년사에서 사회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ESG를 모두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정영채 사장은 “(자본시장 플랫폼 플레이어로 일하는 건) 고객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말했으며, 최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성실히 실천하여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며 한 해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