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래에셋(10%)과 비교해 격차 여전
수탁자책임 공시, 의결권 지침 개정 등 미비점 남아
운용자산(AUM) 기준 국내 1위 삼성자산운용이 ‘무딘 칼날’이란 비판을 딛고 책임투자 부문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비교해 부족한 모습이 두드러지면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년(21.04.01~22.03.31)간 총 2051건의 국내 주주총회 안건 중 149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 비중은 7.26%다. 이 수치는 2019~2020년 5.56%, 2020~2021년 6.05%로 매년 개선되고 있다.
다만 2021~2022년 기준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10.19%)과 비교해 아직 격차가 큰 편이다.
전체 보유주식 대비 반대주식 수로 반대율을 산출하면 이 값은 더 낮아진다. 2021~2022년 기준 반대율은 2.99%다. 물론 2019~2020년 2.61%, 2020~2021년 2.97%로 매년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2021~2022년 기준 미래에셋자산 반대율(5.74%)을 두 배가량 밑돈다. 다만 이해상충 문제로 의결권 행사가 금지된 삼성전자 등 계열사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 기간 중 삼성자산의 중립행사 주식수는 전체 중 35.2%를 차지하는 반면 미래에셋은 단 2.9%에 그친다.
또 단순 반대율으로 책임투자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의결권 반대비중이 높고 낮음으로 책임투자 수준을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찬성표 하나하나도 무척이나 면밀하게 검토한 후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밖에도 미래에셋과 비교해 부족한 점이 다수 존재한다. 두 회사는 모두 의결권행사 지침(가이드라인)을 내부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삼성자산은 이 지침이 2018년 7월에 머물러있으나 미래에셋은 2018년 이후 2020년, 2021년 두 차례나 개정을 하며 이를 고도화했다.
또 공시 부문에서도 차이가 난다. 미래에셋자산은 매년 의결권 행사를 비롯한 전반적인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반면 삼성자산은 자체 홈페이지에 의결권 행사내용을 공개하는 게 전부다. 여기에 담긴 의결권 행사사유마저도 대부분 공백으로 남아있는 등 미비한 점이 크다.
물론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의결권 행사사유를 적시하고 있으나 미래에셋과 비교해 정성적으로 부족한 점이 두드러진다. 두 회사는 모두 지난 3월 열린 후성의 정기주총 제3호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미래에셋은 반대사유를 공백포함 864자로 적시했으나 삼성자산은 단 59자에 그쳤다.
삼성자산은 2016년 미래에셋보다 2년 앞서 스튜어드십 코드 준수를 선언했다. 이후 주주관여활동, 의결권 행사 등에서 눈에 띈 성과를 보였으나 2020년 잠시 주춤한 사이 타사에 우위를 뺏긴 모습이다. 2020년 삼성자산의 의결권 반대율, 주주관여활동 수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았다.
ESG 경영 등 책임투자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위한 삼성 측의 제고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날카롭던 모습이 사라진 게 사실”이라며 “수탁자로서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의무가 있다. 자칫 이 부분을 소홀히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