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시한 모바일 직판 서비스 효과 ‘톡톡’
1위 미래에셋자산 바짝 추격…격차 좁혀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모바일 펀드 직접판매(직판) 서비스를 하나둘 출시하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거치지 않아 판매보수를 낮게 책정할 수 있으며, 비대면 금융 확산에 따라 모바일 펀드가입 고객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자산운용사는 판매잔고에서 시중 은행을 앞지르는 등 시장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직판잔고는 12조1431억원으로 우리은행(11조)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시중은행은 주요 비이자 수익원 중 하나로 펀드판매를 늘려왔으나 지난 2020년 잇단 사모펀드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펀드 판매잔고는 2019년 71조9461억원, 2020년 66조8093억원, 2021년 62조1633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이러한 수요를 흡수한 자산운용사 판매잔고는 2019년 44조9억원, 2020년 44조4023년, 2021년 51조6797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진 가운데 모바일 판매 서비스가 실적을 가르는 '키(Key)'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작년 5월 대형 운용사 중 처음으로 모바일 직판 서비스(파인·PINE)를 출시했다. 이러한 전략은 곧바로 효과를 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화자산의 펀드 판매규모는 9조6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조원(58.5%) 증가했다.
특히 공모펀드 잔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101.3% 증가한 1조8917억원이다. 반면 영업점 직판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증가율은 이 기간 중 1.5% 감소했다. 물론 아직 판매잔고는 미래에셋자산의 80% 수준이나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1년 내 추격도 넘볼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IT 인력을 꾸려 모바일 직판앱을 제작 출시했다. 사용성과 편리성이 높아 별도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많은 고객분들이 찾아주고 계신다”며 “한화가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펀드들 만을 담아낸 점도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에 최근 모바일 직판에 나서는 자산운용사들도 늘고 있다. 지난 1일 BNK자산운용은 신한아이티스와 손잡고 모바일 펀드 직판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략은 MZ세대를 위한 직관적이고 쉬운 투자다. 이를 위해 펀드 직판앱인 ‘븐크(BNK)’를 새로 내놓았다. BNK자산운용은 9월 말 기준 직접판매 잔액 16억원으로 막 시장에 발을 뗀 상태다.
물론 시장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모바일 채널으로 가입할 시 직원으로부터 투자위험 등에 대해 충분히 고지 받을 수 없다는 문제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증권사나 은행앱을 통해서도 펀드를 가입하듯 이미 펀드는 비대면 가입이 활성화됐다”며 “비대면 판매 시 투자설명서를 제공하는 데 타사앱과 비교해 파인은 고객들에게 더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이를 제공해 관련 우려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