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기대에도"... 유통 대기업들 상반기 설비투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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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기대에도"... 유통 대기업들 상반기 설비투자 감소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08.2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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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통 대기업 상반기 설비투자 감소
전년대비 현대백화점 46%, 신세계·롯데쇼핑 35% 줄어
경기침체·이커머스 성장 둔화 '원인' 지적

주요 유통 대기업들의 상반기 설비투자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산업법 개정 등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투자집행이 감소한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디지털전환이 기업가치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는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올해 초부터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의무휴업 폐지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물류 인프라 개선과 신규점포 출점 등 설비투자 확대를 선언한 것.

실제 신세계그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 유니버스’라는 원대한 목표와 함께 투자의지를 내비쳤다. 이어서 지난 5월 스타필드 신규출점 등에 2조2천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물류센터 인프라 확대 등 설비 확대에도 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투자를 적극 강조한 만큼 롯데쇼핑 등 유통부문에 8조1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 유통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지만 상반기 설비투자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를 제외한 신세계,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등 유통공룡들의 상반기 설비투자액이 전년 대비 30~50% 축소된 것.

실제 최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 가능한 349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 금액을 조사한 결과 유통부문 중 해당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은 상반기 설비투자 누적액 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822억원억원 줄어 감소폭(-46.2%)이 가장 컸다. 또 롯데쇼핑은 2776억원으로 가장 많은 설비투자액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보다 1523억원(-35.4%) 감소했다. 신세계 역시 상반기 누적액 1811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보다 1013억원(-35.9%) 줄었다. 이 가운데 이마트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50.9% 증가한 수치(4698억원)를 보였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당초 의지보다 설비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기업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규제완화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내수가 위축되면서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지적이다. 심지어 최근 스테그플레이션(물가상승 경기침체가 동시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외형확대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이커머스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막대한 인프라 투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무조건적인 외형확대 보다 수익성 개선을 중점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재구축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유통업은 쇠퇴기로 접어든 만큼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주로 이커머스 역량 개선에 집중된다. 따라서 이커머스 성장 둔화는 전반적인 유통 투자처 축소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커머스 역량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만큼 디지털 투자규모는 추세적인 확대를 이어갈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22일 <녹색경제신문>에 “유통 디지털전환은 기업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과제인 만큼 지속적인 투자는 불가피하다”면서 “물류 자동화, 무인시스템, 데이터 분석역량 등 디지털기술 고도화를 위한 설비투자가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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