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1FEU당 1900 달러...1분기 말 예상보다 500 달러 ↑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해상운임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이른바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앞둔 상황)'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를 뒤집는 예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내 최대 국적해운사인 HMM(대표 김경배)은 10일 또 한번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HMM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를 넘겼고, 당기순익은 6조원을 넘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추월했다.
▲존 맥코운 "상위 11개 정기선사, 올해 333조 이익...전년比 73% 증가"예측
9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국제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은 지난해보다 73%이상 증가한 이익을 올릴 것"이라며 "미국의 수입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 능력을 압박하는 물류 및 노동력 긴장으로 인해 이같은 예측에 힘을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존 맥코운 블루 알파 캐피털(Blue Alpha Capital) 창업자이자, 해운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상위 11개 정기선사 기준 올해 순이익은 2560억 달러(약 33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 4월 이전 추정치보다 360억 달러(약 47조원)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1개 정기선사들의 이익은 1480억 달러(약 192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 알파 캐피털의 창업자이기도 한 맥코운은 지난해 4월 대만 에버그린마린의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견인되고 정체가 해소된 이후에도 기록적인 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던 해운전문가다.
그는 "올해 이익 증가는 실제로 해상운임 계약 요금이 지속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라며 "현물 운임이 일년 내내 하락했지만 전체 해상 운임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 교역량의 약 80%를 운반하는 해운업이 영원한 손실자에서 코로나19의 가장 놀라운 재정적 성공자로 변모했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친환경 엔진과 지상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더 많은 디지털 연계망을 갖춘 새로운 선박에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올해 1FEU당 요금 1900 달러...1분기말 예상보다 500 달러 올라"
그러나 인플레이션 때문에 정치권에서 희생양을 찾는 가운데 해상 화물 고객을 넘어 비평가들을 부채질하고 있다. 몇몇 정부는 생계가 개선되지 않는 물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해운 회사의 이익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가장 바쁜 컨테이너 항구의 부두 노동자들이 이달 말에 파업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국 서부 해안에서 항만노조 지도부는 지난 5월 “기존 운임의 10배에 달하는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미국 기업을 강타하고 물가상승을 가져 온 외국 해운사들을 비난하며 임금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팬데믹 3년차에 전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운 혼란이 심화되면서 컨테이너선의 이익 증가세가 후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들은 호황과 불황의 순환에 희생됐던 최근 역사보다 더 회복력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맥코운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에버그린마린이 최근 일부 대형 해운 회사들이 당초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뒤 이익 전망치를 높였다"면서 "머스크는 이달 초 올해 310억 달러(약 40조원)의 기록적인 이익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해운전문 분석기관 드류리(Drewry)가 추적한 현물 운송 요금이 연초 대비 거의 30%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이익 전망치에 대해 "해상 화물의 10%만이 현물 요금으로 운항하고, 나머지는 장기 계약에 따라 1년 이상 요금과 물량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코운의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전체 컨테이너 선적 가격은 2년전(2020년)보다 2.84배 높았다. 평균 현물금리는 4.72배, 약정금리는 2.13배 올랐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올해 40피트 컨테이너의 평균 계약 가격이 1분기말 예상보다 500 달러(약 65만원) 오른 1900 달러(약 247만원)라고 밝혔다.
영국의 해운정보업체 CTS(Container Trade Statistics)는 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해운사가 발표한 경영실적은 장기계약이 공급망을 보호하는 고객의 영향을 보여준다"며 "공급망 혼잡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기업들이 현물 시장의 위험보다는 안전을 선택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HMM "상반기 영업이익 6조 사상최대치 경신"...올해 영업이익 11조원~13조원 전망
상위 11개 해운사에 들어가는 국적해운사 HMM은 1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5조340억원, 영업이익은 2조9371억원을 기록했다.
HMM의 상반기 매출은 9조9527억원, 전년 동기(5조3347억원) 대비 4조6180억 원 증가(87%)했으며, 영업이익은 6조85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82억원) 대비 3조6775억원(15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6조648억원으로 전년 동기(3646억원) 대비 5조7002억원의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해운업체는 기간산업으로 분류돼 사실상 법인세를 면제받기 때문이다.
상반기 외환환산손익은 1조1851억원으로 총포괄손익은 7조2552억원에 달해 총자본금은 지난해말 10조3583억원에서 17조2852억원으로 증가해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73%에서 46%로 개선됐다.
HMM 관계자는 "미주, 유럽 및 기타 지역 등 전노선의 운임이 상승하면서 시황이 크게 개선됐다"며 "초대형 선박 투입, 항로 합리화, 화물 비용 축소 등 원가 구조 개선과 운임 상승 효과로 컨테이너부문과 벌크부문(Tanker, Dry Bulk) 모두 영업이익 달성했다"고 밝혔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HMM의 추정영업이익은 약 11조원, 내년에는 6조8271억원이다. 지난해 올린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과 합하면 3개년 영업이익의 합이 25조원을 넘는 셈이다.
여기에 맥코운이 예측한 대로라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3%늘어난 약 13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해상운임이 하락하더라도 장기계약분에 따른 이익개선 효과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고 해운업계관계자는 풀이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