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국제해운업계에 놀라운 실적을 안겨줬다. 지난해 국제해운업계가 올린 수익은 1500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하며 올해는 약 2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해운사들도 경이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무역규모는 약 2000조원에 달하며, 전체 수출입 물량의 99%를 해운에 의존할 만큼 바닷길이 생명선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1949년 정부가 대한해운공사를 설립한 이래 70년의 세월을 건너 현재 한국의 해운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맥을 시리즈로 다룬다...<<편집자 주(註)>>
◇호양회, 무너진 한국 해운을 재건하다...김영춘·유창근, 해운재건
호양회(虎洋會)는 해운·해양·수산·조선 분야를 망라하는 고려대 동문 모임이다. 50년이 넘는 역사와 수백명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사실상 친목모임이지만, 해운과 관련한 여러 사안에서 협력해 해운재건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를 설립을 주도한 김영춘(더불어민주당) 20대 해수부장관, 유창근(경제 71') 당시 HMM(舊 현대상선) 사장도 호양회 멤버다. 김영춘(영문 81') 전 장관은 국회사무총장을 지낸 3선(16,17,20대)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김영춘 전 장관과 유창근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획재정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을 만나 선박 40척 건조와 선박 금융 지원을 설득해 해운재건을 이끌어낸 실질적인 주인공들이다.
▲해수부, 조승환 장관 등 30여명이 호양회
해수부는 당연히 호양회와 인연이 깊다. 초대 신상우(법정 46') 장관 이래 호양회 출신 장관이 예닐곱명이나 된다.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해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호양회의 노력 덕분인지 박근혜정부에서 부활할 수 있었다.
문재인정부 시절 20대 김영춘 전 장관에 이어 윤석열정부에서도 조승환(법학 86') 현 장관(22대)도 호양회 출신이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직접 실행한 해수부 차관들도 모두 호양회 출신이다. 14대 김양수(사학 85'), 15대 박준영(행정 86'), 16대 엄기두(행정 85') 차관은 문재인정부에서 이동걸 전 한국산업은행 회장과 함께 해운재건을 주도했다.
정복철(법학 86') 해수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이안호(국교 86')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운영지원과장, 김성범(행정 87') 해수부 장관실 국장, 김창균(행정 89') 항만국장 등도 해수부의 실세이며, 해수부내 호양회 멤버만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진공, 경영진 3명 중 넘버1, 2가 호양회...넘버3도 高大 동문
해진공은 문재인정부가 해운재건을 위해 2018년 만든 공공기관이다.
김양수 해진공 사장은 조승환 장관의 대학 1년 선배이자, 행시 34회 동기다. 해진공의 2인자인 이진균(경영) 사업전략본부장도 호양회다. 이들을 포함해 총 3명의 해진공 임원 중 성낙주(성대) 사업운영본부장은 호양회는 아니지만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해진공 경영진 3명이 모두 고려대 동문인 셈이다.
▲HMM, 호양회가 이끌며 구조조정에 성공
수조원이 투입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핵심 기업 HMM의 유창근, 배재훈(전자 71') 전 대표이사도 호양회 멤버다.
현 경영진의 실세인 최윤성(경제 90') 전략·재무총괄 전무를 비롯해, 이정엽(경영 89') 미주본부장, 신정환(경제 86') 인사지원실장, 정경인(법학 86') 인재경영팀장도 핵심 임원진으로 HMM을 이끌고 있다.
HMM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해진공 경영진이 대학 동문 선배이자, 호양회 선배이기도 한 셈이고, 그 뒤에는 조승환 장관과 수십여명에 달하는 해수부 관료들이 버티고 있다.
해수부 고위직을 지낸 전기정(행정 83') 위동항운 대표이사를 비롯해 다수의 해운업계 경영진이 호양회 출신들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