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대면 경영회의 열고 “위기대응” 강조
신한은행도 임원회의 개최…조직개편 앞당겨
KB금융그룹과 신한은행이 이달 초 하반기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으로 어두워진 경영환경 속 위기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올 상반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예상 순익합계는 약 9조원. 역대 최대실적이나 하반기 내리막길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각 금융권 수장들이 내놓은 메시지에 관심이 모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ESG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위기대응 차원에서 평소 연말에 시행되는 조직개편을 반기 앞당긴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KB금융, 임원회의 열고 위기대응 모색…“어려운 시기”
KB금융그룹이 지난 1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2년 6개월 만에 첫 대면회의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회의에는 윤종규 회장과 그룹 경영진 2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주제는 ‘Re:Unite(화합과 소통) & R.E.N.E.W(변화)’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모여 화합하는 시간을 갖고 물가상승, 경기침체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최대실적을 달성한 KB금융 등 금융지주는 하반기들어 경영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기준금리가 지속 인상되지만 정치권 ‘이자놀음’ 비판에 예대마진율(NIM) 확대가 어렵다. 가계대출은 6개월 연속 줄었고 주로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감소세도 두드러진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이를 두고 “(대외적으로 불안한 매크로지표, 대내적으로 규제리스크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위기가 닥치더라도 고객의 금융자산을 보호하고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금융회사의 핵심”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중소기업에 대한 ESG 컨설팅 등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자”라고 경영진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윤 회장과 각 계열사 경영진들은 다가올 위기 돌파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윤 회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어려운 시기에는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며 “고객을 더 자주 만나고, 정성껏 관리해 드리자”고 말했다.
신한은행, 같은 날 임원회의 열어…7일 지주 경영회의 개최
비슷한 배경 속 KB금융과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은행도 같은 날 임원회의를 열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1일 주요 임원대상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진 행장은 하반기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힘써줄 것을 경영진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의지는 같은 날 발표된 정기인사 발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 통상 연말에 이뤄지는 조직개편을 반기 앞당겼다. 일체감 있는 실행력을 위해 지주와 은행 통합 ESG본부를 신설했고, 조직간 경계를 허문 ‘애자일조직’도 시니어·MZ고객, 미래채널 등 4개 부문을 추가 신설했다.
이날 인사에선 디지털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의지도 드러났다. ICT 개발 직무전환제도를 도입해 금융전문성과 ICT 역량을 모두 갖춘 양손잡이 개발자 성장을 지원하고, 애자일 조직에 기업 DT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기업DT 트라이브’를 설치했다.
이번 은행 임원회의에 이어 지주사도 다음 달 그룹회의를 개최한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은 오는 7일 창업 기념일에 맞춰 그룹 조직문화회의인 ‘신한문화포럼’을 연다. 이후 다음 달 그룹경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15일엔 우리금융에서도 그룹경영회의가 열린다. 이에 앞서 4일 우리은행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중심 현장경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여 고객에게 신뢰받는 은행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