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년에도 물가인상 압박 지속될 수도"
실질임금 상슥폭은 낮아 중소기업 중심 충격 클 것
글로벌 식량가격과 유가 인상이 지속되면서 물가 전방위적인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 리서치업체의 설문조사 결과 성인남녀 72.2%는 물가부담을 체감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내 식료품 및 외식물가 상승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등장한 만큼 외식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우크라나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세계곡물가격 상승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가상승까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식료품 가격인상은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직장인 대표 외식품목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15% 정도 올랐다. 구체적으로 짜장면은 5385원에서 6223원으로 15.56% 올랐다. 김치찌개와 비빔밥도 각각 7.9%, 6.8% 올랐고 냉면은 9.87% 상승해 1만원 대를 넘어섰다.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치솟는 가운데 실제 점심값 인상세를 체감한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 리서치 전문기업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6월13일부터 17일까지 성인남녀 351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72.2%)은 식사비용이 많이 올랐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1.6%는 점심식사로 편의점 도시락 혹은 간편식 이용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식재료 가격 인상이 전방위적인 외식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민생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가 언제쯤 안정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는 최근 애그플레이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에도 물가오름세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하반기 중 곡물가격의 완만한 하락을 예측한다면서도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바이오 연료로의 생산 전환에 따른 재배 면적 감소 등이 중장기적으로 공급 증가세를 제약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되면서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올해 주요 곡물의 재고/소비 비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을 제외할 경우 동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급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국제식량가격 상승은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인 우리나라의 국내물가에 파급되면서 올해 하반기중 물가에 상방압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나아가 국제식량가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공식품 및 외식 가격의 상승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임금인상폭이 물가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해 체감물가는 더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자료를 종합해보면 올해 3월까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1년 전보다 7.2% 늘었지만 물가상승폭을 반영하면 실질임금은 3.2% 오른 데 그쳤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27일 <녹색경제신문>에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 대기업보다 하청, 중소기업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커지고 근로자 임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임금인상률이 낮은 중소기업 직장인이 물가상승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