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고물가 지속시 추가적인 가격조정 가능성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5%이상으로 전망한 가운데 이마트24가 초저가 PB 제품가격을 인상하면서 주목된다. 이에 PB상품 가격인상 행렬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한은)은 지난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보고서를 통해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 유가 상승세 확대 등 최근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지난 5월 전망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대폭 수정했는데 한달만에 상향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유가와 더불어 원·부자재 인상 압박이 커지자 유통업계도 상품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저가 자체브랜드(PB)도 가격을 인상하면서 주목된다. PB상품은 가격경쟁력이 생명인 만큼 가격인상 자체가 민생경제에 시사점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마트24는 PB 브랜드 ‘민생시리즈’ 주요 제품가격을 인상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민생시리즈는 봉지라면 등 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일반상품 대비 40% 저렴하게 판매한 가성비 제품이다. 특히 민생라면은 기존 390원에서 490원으로 약 4년만에 가격을 올린다. 이외에도 민생화장지 40m(12롤)와 4890원에서 6900원으로 인상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대내외적 상황으로 라면 원재료인 밀과 팜유 가격 등이 줄줄이 올랐다”며 “PB상품 제조업체가 수익성 악화로 가격 인상을 요청해온 만큼 기존 가격을 무조건 고집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제품값 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편의점이 PB가격 인상을 다행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으로 ‘도미노 인상’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업계가 저가전략을 펼쳐왔지만 원부자재 압박이 커져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올해 초 유통업계 전반에 PB상품 가격이 한번 인상된 만큼 업계는 현재 물가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22일 <녹색경제신문>에 “홈플러스는 물가안정프로젝트를 상시 운영 중이며 아직까지 추가적인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면서 “물가상황이 급변 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한편 롯데마트도 올해 초 가격인상을 단행한 만큼 당장 추가적인 가격인상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1월 자사 PB브랜드 ‘온리프라이스’의 1등급 우유930㎖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22일 <녹색경제신문>에 "주요 대형 유통업체가 이미 일부 PB상품 가격을 조정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상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하반기에도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납품업체 원가 부담이 악화되면 추가적인 가격인상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