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과 태국인 CEO 공동 창립 … 2013년 대만 진출해 모바일 결제 생태계 구축
“활발한 해외 시장 개척 통해 글로벌 IPO 준비” 포부 밝혀
일본·태국 이어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진출 … “유럽·미국 진출 목표”
일본 모바일 결제 게이트웨이(MPG) 기업인 오픈(Opn Co.)이 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펀딩 행사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9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일본 ‘유니콘 기업’에 합류했다. 스타트업 출신 기업으로 태국에서의 큰 성공을 발판 삼아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블룸버그(Bloomberg)는 현지 시각 21일 오픈의 10억 달러 펀딩 사실을 전하며 오픈이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일본의 몇 안 되는 유니콘 기업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오픈은 과거 오미세(Omise)라는 사명으로 창업해 태국의 초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며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다.
오픈은 사업자들에게 모바일과 PC 환경에서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인인 준 하세가와 CEO와 태국인인 에즈라 돈 해린섯 공동창업자가 스타트업 형태로 함께 창업했고, 주요 시장은 태국이다. 태국 최대 통신 기업인 트루(True)와 TACP(Total Access Communication Public)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2013년 아직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현금 결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태국에 진출한 오픈은 작은 사업체들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주요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자사의 기술을 채택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등에 따르면, 일본의 벤처 캐피탈 업계가 급격한 침체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픈이 이번 펀딩을 통해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일본 최대 은행인 미쯔비시 UFG 금융 그룹이 3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보장한 것을 두고 오픈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는 의견이 나온다.
준 하세가와 CEO는 인터뷰에서 “제품 라인업을 더 개발해 기존 시장은 물론 새로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현재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글로벌 IPO(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일본과 태국 외에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오픈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베트남과 필리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세가와 CEO는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을 포함하는 36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세가와 CEO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성공 경험과 복잡한 현지 규제를 돌파할 수 있는 노하우는 오픈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오픈은 2019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해왔다. 오픈은 매년 1억 건 이상의 거래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한 매출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픈의 전신으로 준 하세가와 CEO가 설립했던 오미세는 초기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했다. 오미세는 이더리움 계열의 오미세고(OmiseGo)라는 암호화폐를 출시해 한때 큰 성공을 거뒀으나, 시장이 무너지고 2020년 12월 오미세고의 소유권을 넘기면서 실패를 경험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만 놓고 보면 일본보다 한국이 발달했지만, 오미세(현 오픈)가 동남아 시장에 먼저 눈을 돌려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하며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태국인이고, 일본인 CEO도 주로 싱가포르 등지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방콕에서 창업되기도 했고, 일본 기업이라곤 하지만 주 무대가 애초 동남아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짚었다.
한 전문가는 “일본의 유니콘 기업은 10개 정도로 조사되는데, 이번에 오픈이 여기에 합류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니콘 기업은 일반적으로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이상인 기업을 일컫는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