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와 대리점 위한 ‘상생펀드’ 운용... 안정적 경영활동에 도움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오리온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윤리경영’을 경영방침으로 삼고 임직원 행복과 발전, 고객만족, 협력회사 동반성장, 주주가치 증대, 사회에 대한 책임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이 지향하는 윤리경영은 준법과 윤리에 기반한 경영활동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올해 3월 오리온그룹은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의 이사회 산하에 각각 ‘ESG 위원회’를 설립하며 윤리경영을 한층 강화했다. ESG 위원회는 ESG 경영 관련 최고 심의기구로서 오리온그룹 윤리경영의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반기별 정기회의와 수시회의를 통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에 대한 주요 실적 및 계획을 심의한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2명, 사내이사 1명 등 총 3명으로 구성하며,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함으로써 투명성을 더욱 제고했다. 실무 지원을 위한 ESG 전담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를 기반으로 친환경, 사회에 대한 책임,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그룹차원의 다양한 제도와 활동을 수립·실행해 오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 경영을 심화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관계 구축을 통한 동반성장과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전 법인의 윤리경영 수준을 높일 방침”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윤리적인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계 최초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오리온은 올해 1월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시스템은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국내외 오리온 사업장 및 생산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량, 배출권, 배출시설 현황 등 주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웹 기반의 시스템. 한국어와 영어는 물론, 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 등 총 5개 언어로 운영함으로써 현지 직원들도 손쉽게 데이터를 입력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법인까지 탄소배출량을 통합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것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 사례다.
또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제품의 포장재 크기와 잉크 사용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제품의 양을 늘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착한포장’을 지속해오고 있다. 최근 8년간 포장재 개선과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초코파이’, ‘포카칩’, ‘오!그래놀라’,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등 국내 주요 제품을 가격 인상 없이 증량해왔다.
실제로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플렉소 인쇄’ 2호 라인의 가동을 개시하며 환경 친화적 포장재 적용 제품을 확대했다. 2019년에 7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신규 라인에 투입한 50억원을 포함해, 안산공장의 플렉소 인쇄설비 구축에 총 120억원을 투자한 것. 기존 라인과 함께 2호 라인도 본격 가동하면 오리온 전체 제품 중 80%에 플렉소 인쇄 포장재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초코파이情’, ‘포카칩’, ‘와클’ 등 38개 제품에 적용 중이며,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플렉소 인쇄는 기존 그라비어 방식과 달리, 양각 인쇄를 통해 잉크와 유해화학물인 유기용제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포장재 생산 방식. 오리온은 잉크와 유기용제 사용량을 연간 800톤까지 절감할 수 있어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리점 상생팀’ 신설... 대리점 및 협력회사와 상생·동반성장 ‘눈길’
오리온은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전담조직인 ‘동반성장팀’을 구성하고 다양한 상생협력 제도를 마련·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리점과의 동반성장 추진 및 실천을 위해 ‘대리점 상생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8년부터 협력회사 납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지급일수를 대폭 단축하는 등 동반성장 체제를 강화했다. 협력회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고 회사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다.
이밖에 ▶협력회사의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을 위한 온라인 공개 입찰 방식의 ‘오픈 구매 시스템’ 도입 ▶품질 관리 노하우 전수 및 기술 개발 지원, 성과공유제 시행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오리온 해외 법인과 연계해 협력회사의 해외 진출 지원 확대 ▶원료공급 농가를 대상으로 한 감자생산 지원 및 지역사회 후원 등 다양한 상생·동반성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2017년에는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협력회사와 함께 개발해 식품용 포장재로는 최초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협약 이행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오리온그룹은 협력회사들에 대한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상생펀드/상생협력기금/상생결제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상생펀드’는 오리온이 NH농협은행과 협약을 통해 100억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펀드를 조성, 협력회사가 대출 신청시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를 통해 협력회사의 운영자금 확보는 물론 자금 유동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지난 3월에는 대리점 경영자를 위한 ‘동반성장 상생펀드’ 운영을 시작하며 대리점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대리점주들도 시중 금리 대비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상생협력기금’이란 동반성장위원회 산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연한 기금을 협력회사 지원에 활용하는 제도로, 오리온 역시 기금을 출연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생결제제도’는 기존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구매론을 이용할 수 없던 2차 협력회사도 오리온의 신용도로 할인해 저금리 현금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구매론과 동일한 방식이나 2차 협력회사 결제대금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1차 협력회사의 어음 부도 시 자금난과 경영 악화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기업 운영 현황 투명 공개... ‘상호 견제와 균형’ 지배구조 확립
오리온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운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주주 가치 제고 및 권익 보호를 위해 투명성, 건전성, 안정성을 갖춘 지배구조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증대시키고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 2017년 6월 오리온홀딩스로부터 음식료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여 오리온을 설립했다. 주주의 가치를 높이고 독립적인 경영 및 객관적인 성과평가가 가능한 책임경영을 정착시킬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춰 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준법과 윤리경영에 기반한 경영활동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기여함으로써 지속성장이 가능한 ‘윤리경영’을 주요 경영방침으로 선언하고, 전담부서인 CSR팀을 설치하여 ‘오리온 윤리규범’ 및 윤리경영제도를 실천하고 있다. 이사회 운영에 있어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여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이사회는 특정 경력과 직업에 편중되지 않도록 재무, 법률, 회계의 3개 전문 분야를 아우르는 이사들로 구성했다.
오리온은 구성원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현하고자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 집행을 이사회와 경영진에 각각 별도로 위임하고 경영진의 업무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특히 이사회가 경영진의 견제기능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60%로 구성하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인 감사위원회도 상법 제415조의 2 제2항에서 규정하는 의무비율(3분의 2)을 상회하여 위원 3인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사회에는 상임이사인 대표이사와 이사 아닌 경영진에 대한 선임·해임 권한을 부여하고, 감사위원에게는 자료 요청권, 자문용역 요청권 등의 권한을, 회사에는 감사위원에 대한 정보제공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 경영진의 부정행위 등을 견제하기 위해 매분기 외부 감사인과 경영진의 참석 없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인 주주총회는 회사의 소유자인 주주가 구성원으로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사의 선임, 정관의 변경, 재무제표의 승인 등 회사경영의 기본이 되는 사항을 승인한다. 오리온은 2019년부터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는 등 주주 권리의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사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의무 설치 대상 회사는 아니나, 사외이사후보 추천 과정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와 장치를 통해 이사회, 경영진, 사외이사 모두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갖추도록 지배구조를 마련했다. 투명한 지배구조 구현을 위해 지배구조 관련 업무처리 기준과 절차 및 그 결과에 대해 당사 홈페이지 및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적극 공개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018년 10월부터는 경영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주 및 투자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법인의 영업잠정실적을 월마다 공개하고 있다. 경영실적을 월간 단위로 공개함으로써 보다 시의성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주주 및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확대했다는 평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