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헬스케어, ‘베트남 시장’ 주목하는 이유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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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헬스케어, ‘베트남 시장’ 주목하는 이유 2가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4.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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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진입 베트남, 위생·건강관리 수요↑...“한국 프리미엄급 기술·제품 신뢰도 높아”
-국내 ‘규제 허들’ 피해 글로벌 진출 도모...베트남, 동남아 최대 규모 시장으로 각광받아
-KT, 원격의료 플랫폼 중심 베트남 진출 본격화...LG전자·코웨이 등 헬스케어 가전도 인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헬스케어 사업의 글로벌 판로를 넓히는 국내 기업들이, 특히 베트남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지역 의료시장 규모는 약 28조원에 달하며, 의료기기 시장만 보더라도 연평균 성장률 11.2%로 2024년이면 3조원가량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헬스케어 분야에 뛰어든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베트남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근 개인위생과 건강관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프리미엄급 헬스케어 솔루션과 제품에 대한 자국민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1980년대 한국의 상황과 같이, 현재 베트남이 소위 말하는 뉴노멀 시대에 진입했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 먹고 살기 바빴던 생활에서 경제 형편이 조금 나아지자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위생과 건강관리 개념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켰으며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도 많이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베트남 소비자들이 헬스케어와 관련해서 여전히 자국 기업보다는 한국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이라며, “특히, 한국 의료 솔루션과 위생 가전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위생 가전제품을 비롯해 한국에서 먼저 출시된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동일하게 출시하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의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눈이 워낙 높다 보니 이를 기준으로 프리미엄급 제품의 글로벌 출시 여부를 정하곤 한다”라며, “신제품이 나오면 일단 국내에 먼저 출시한 뒤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괜찮다고 판단될 시 동남아 시장으로 판매권을 확대하면 성공을 거두는 케이스가 많다”라고 말했다.

KT-하노이의과대학, 만성질환 원격의료 시범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사진=KT]
KT-하노이의과대학, 만성질환 원격의료 시범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사진=KT]

두 번째는 각종 규제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국내 시장에서는 신규 헬스케어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내 규제를 피해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남아 시장 중에서도 특히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베트남 지역을 공략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한 KT도 이 점을 지적했다. 13일 진행된 베트남 하노이대학과의 업무협약식에서 고훈석 KT 바이오사업P-태스크포스(TF)장 담당은 “국내 시장은 다양한 규제 허들로 사업 한계가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도 이러한 이유를 들어 ‘코리아 패싱’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베트남의 경우 약 처방, 배송 등 부가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적고 한국에도 우호적이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내에서 큰 시장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시장으로 확장도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2~3년간 베트남에서 꾸준한 투자로 신뢰를 쌓고 이후 다른 국가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KT는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의료 시범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개발과 함께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에 대한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작년에는 베트남 국립암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의료 AI를 활용한 암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LG전자의 전자식마스크 '2세대 LG퓨리케어'. [사진=LG전자 베트남]
LG전자의 전자식마스크 '2세대 LG퓨리케어'. [사진=LG전자 베트남]

베트남 현지 소비자들의 헬스케어 가전에 대한 수요도 매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 예방 및 방역과 관련한 이슈가 커지면서 위생 측면을 강조한 프리미엄 가전제품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세탁케어 제품의 경우 2019년 약 1조원 수준의 판매량에서 2024년 1조 5000억원가량으로 연평균 11% 성장률이 예상되며, 공기청정기는 지난 2017년 226억 정도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약 556억원까지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전자식마스크 ‘2세대 LG 퓨리케어’를 베트남에 출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낸 바 있다. 공기청정과 UV나노 살균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마이크·스피커 장착과 LG 씽큐(ThinQ) 앱까지 연동돼 편의성과 기능성을 높였다.

LG전자 관계자는 “LG퓨리케어 마스크는 하노이 현지 대기오염 악화와 코로나19로 공기청정에 대한 자국 수요가 많아져 이를 공략한 제품”이라며, “출시 당시 현지에서 굉장한 반응이 있었으며,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권 몇몇 국가에서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이 우리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360° 회전 가능한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를 베트남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B2B(기업간 거래) 대상 상업용 세탁기·건조기가 구비된 빨래방 역시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의 경우 지난해 열린 베트남 테크 어워즈에서 3년 연속 ‘최고 세탁기 제품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코웨이 공기청정기 'AP-1516D'. (사진=코웨이)
코웨이 공기청정기 'AP-1516D'. (사진=코웨이)

코웨이는 위생을 강조한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전면에 내세워 베트남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현지 테크 어워즈의 부대 행사인 ‘내가 좋아하는 제품’에서 처음으로 LG전자의 제품을 제치고 공기청정기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사업 확대에 100억원 규모의 증자도 발표한 바 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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