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車반도체 수입 끊긴 러시아 공장, 생산 차질 현실화
- 현대차그룹 피해 눈덩이...전문가들 "갈등 심화되면 경제적인 손실 감수해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하 세계 각국이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많은 법인이 러시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러시아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던 현대차그룹은 이번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강도 높은 러시아 경제 제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이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18개 법인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러시아 주요 7개 은행과 거래를 중지한다. 또 러시아 국고채에 대한 투자 중단,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배제 등에도 적극 협력한다.
러시아 제재가 현실화 되면서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공장이 5일까지 운영을 중단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는 바로 옆에 있는 유럽의 반도체를 수입해 차량을 만드는 시스템" 이라며 "이번에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자 반도체 수입을 못하게 된 러시아에서는 즉각적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일부 기업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 위원은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순 없지만, 이번 사태의 경우 정치적인 문제다. 경제적인 문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루블화는 사상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루블·미국 달러 환율은 110.29루블로 급등했다. 지난 25일(달러당 83.8루블)보다 루블 가치가 24% 이상 하락한 것.
루블 가치 하락은 현지에 진출한 기업에 직접적인 손실을 입히기 때문에 러시아를 벗어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러시아를 빠져나오기 난해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전쟁이 끝나면 재진출 해야 하는 국가기 때문이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녹색경제신문에 "일부 탈러시아 기업들은 있지만 현대차는 규모가 상당하다. 전쟁에는 끝이 있고 전쟁이 끝나면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공략해야 하다 보니 비용이 오히려 더 들어갈 수 있다"라며 "현지에는 직원들도 있고 공장도 있다 보니 당장 접고 나오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어 "빨리 금융제재가 완화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현대차 입장에서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답답한 상황일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공장의 일시 폐쇄까지는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