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외·사내이사 모두 평가 대상…최태원 회장도 평가받을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 경영 기업으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 최근 투자 시장의 주요한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이사회 역량평가에 ESG를 반영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Board Skill Matrix ; BSM)’ 도입을 검토하면서 SK의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기조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ESG 경영이 더욱 구체적인 실행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 SK㈜는 이사회 구성원의 경험과 전문성, 지식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BSM)’ 도입을 검토 중으로 사외이사는 물론 사내이사도 평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SK㈜의 사내이사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BSM은 글로벌 기업에서 이사회의 역량은 물론 이사회 구성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코카콜라·3M 등 많은 기업이 BSM을 활용하고 있다.
BSM 도입은 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 권한을 확대한 최태원 회장의 ESG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앞서 SK㈜ 지난 2019년 3월 사외이사를 포함해 등기이사는 누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현재 SK㈜ 이사회 의장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사외이사)이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사회가 반드시 승인해야 하는 투자액 규모를 기존 자기자본의 1.5% 이상에서 1% 이상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규정을 통과시켰다. SK㈜ 이사회가 심의하는 투자 규모가 2000억원 이상에서 1300억원 안팎으로 내려가면서 투자에 대해 더욱 꼼꼼하게 심의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이사회 규정으로 투자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SK네트웍스는 1조원 규모의 매트리스업체 지누스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최종 계약을 앞두고 무산됐다. 지난해 9월 SKC의 음극재 사업도 이사회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SK㈜가 이사회 권한 강화에 이어 BSM 도입한 것은 최대 약점인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에서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인 신뢰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사외이사들이 CEO와 함께 IR행사(기업설명회)에 참석해 시장과 소통하고, 내부 구성원들과도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SK㈜의 변화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원신보 아시아지역 총괄 투자 스튜어드십 본부장은 “최태원 회장이 예전부터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ESG와 궤가 같다”며 SK의 ESG 경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ESG 경영 기업으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 최근 투자 시장의 주요한 흐름”이라며 “SK 이사회에서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G(지배구조) 리스크를 E(환경)와 S(사회)만큼 잘 관리하면서 시장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SK가 투자 시장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 이사회는 지난해 처음으로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 인사평가와 보상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은 “CEO에 대한 인사평가는 이제 시작으로 SK그룹의 이사회 중심 경영은 계속 진화할 거라고 보면 된다”며 “외국의 기업을 보면, 차기 CEO를 양성하는 ‘석 세션 플랜(Succession plan·승계계획)’이 이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