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 지난 2017년 부터 천궁II에 첫 관심...4년만에 결실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천궁II가 대량 수출되면 우리나라 미사일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방위산업도 다른 제조업처럼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수출을 통한 양산 물량이 확보되면 단위당 비용을 절감과 품질 향상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연구와 생산 분야 인력을 보강할 수 있게 된다.
앞서 UAE 국방부 트위터에 따르면 계약금액은 약 35억달러(약 4조1370억원)로 방산 수출액이 최대였던 지난 2014년 연간 총 수출액 36억 달러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지대공 요격미사일 전력은 인접한 북한과 중국이 지속적으로 공격용 미사일을 개발하는 만큼 국방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막중하다. 따라서 요격미사일을 포함해 비대칭 전력인 미사일 연구 개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천궁II 개발 및 양산에는 체계 업체인 LIG넥스원(대표이사 김지찬)은 물론, 한화그룹(탄두·추진체), 기아(차량) 및 다수의 중견·중소기업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방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클 수 밖에 없다.
▲LIG넥스원 "UAE와 천궁II 수출계약 협상이 차질없이 진행 중"
LIG넥스원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의 '천궁 II' 수출계약 협상이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LIG넥스원 경영관리본부는 이날 "UAE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매국 정부가 구매의지를 공식적으로 피력했으나, 아직 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을 공시했다. 실제 '천궁 II' 수출계약 성사를 위한 협상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지찬 대표이사를 비롯한 협상단이 UAE 현지에 파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요격체계 '천궁 II'가 대한민국 최초로 해외로 수출되는 쾌거"라며 "국가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사 역량을 총 집결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UAE, 지난 2017년 부터 '한국형 패트리어트' 천궁II에 첫 관심...4년만에 결실
방산 수출은 초기 상담부터 성사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번 수출 계약도 지난 2017년 UAE가 관심을 보인 지 4년만에 결실을 맺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대량 계약이 이뤄지게 되면 양국간에는 각별한 국방협력 관계가 형성된다.
요격미사일은 고도에 따라 구분되는데, 고고도 방어 미사일 중 잘 알려진 제품은 레이시온의 사드이며, 중고도 방어 미사일은 레이시온의 패트리어트가 유명하다.
지난 8월18일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인증 사격에 성공한 천궁II는 중고도 요격 미사일로 '한국판 패트리어트'로 불리며 탄도미사일과 비행기를 요격한다.
아직 자세한 제원이나 성능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콜드런칭·직접타격(HTK) 방식이며 마하5 이상의 속도를 가졌다는 정도가 공개된 주요 성능이다. 첫 시험발사가 성공한 것은 2017년, 양산은 2018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이른 바 '따끈한 신상(품)'인 셈이다.
이날 LIG넥스원은 "추후 재공시할 예정이나 유도무기 수출에 관한 세부사항은 보안 관계상 세부적인 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국과연은 숨은 개발 주역...방사청 조력도 한 몫
방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천궁II는 상당히 우수한 탄도미사일 요격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같은 우수한 요격미사일 개발을 성공시킨 주역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박종승)다. 박종승 ADD 소장은 제2유도무기체계단장 등을 거친 미사일 전문가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와 함께 협상장에 있는 강은호 방위사업청장도 이번 수출계약건 성사를 위해 많은 애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방산기업들은 물론, 국과연과 방사청의 노고와 공로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연구개발 중인 다양한 과제들에 대해서도 더욱 강력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다면 좋겠다. 잘못한 일은 침소봉대되고 잘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방산 분야에서는 너무 흔한 것 같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