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글로벌콤팩트 등 블루 이코노믹 원칙 제정
-세계은행, 범국가적 펀드 프로블루 운용
바다는 지켜보는 눈이 적기 때문에 흔히 그 가치가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바다는 전 지구 8억2000만 명에게 생계를 제공하고 인류가 배출한 전체 탄소 중 30%를 저장하는 ‘지구의 탄소저장고’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바다가 최근 난개발과 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30년 뒤에는 모든 해양 생물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지구 최대의 자원 생태계 바다를 지키기 위한 자본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구촌에 불고 있는 푸른 자본의 변화를 3차례 걸쳐 살펴본다.
① 해양보존 테마 ETF 주목…운용수익 10% 환경단체 기부 눈길
② “오직 해양보존 목적”…녹색에 이은 청색채권 봇물
③ 국제기관, 해양투자 마중물 작업…투자원칙제정·범국가적 기금마련
지속 가능한 해양개발을 위한 국제기관의 투자 마중물 작업이 한창이다.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는 지속 가능한 해양금융의 명확한 원칙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프레임워크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수익성 등의 문제로 민간 금융기관이 접근하기 힘든 정부 해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범국가적 펀드를 출범했다. 펀드는 현재까지 총 71개국 85개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입했으며 지속 가능한 해양투자의 모범기준이 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블루 이코노미’를 “경제적 성장, 생계 및 일자리 개선,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위한 지속 가능한 해양자원의 개발”으로 정의한다. 바다는 전 세계 GDP에 3~5%를 차지하며 인류가 배출한 전체 탄소 30%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 UNEP FI, 지속 가능한 해양 투자원칙 발표
블루 이코노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2018년 관련 투자원칙이 처음으로 발표됐다. ‘지속 가능한 블루 이코노미 금융원칙’(The Sustainable Blue Economy Finance Principles)은 금융기관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양경제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다.
투자 원칙은 금융기관의 지속 가능한 해양투자를 통해 UN지속가능개발목표(SDGs) 14번(해양 생태계·Life Below Water)의 이행을 목적으로 한다.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가 운영하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세계자연기금(WWF)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프레임워크는 해양보호, 규범준수, 과학주도 등 총 14가지 원칙으로 구성돼있으며 유럽개발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총 50개 이상의 기관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기관이 운용하는 총 자산액은 6조9000억 달러(약 8150조원)에 달한다.
이번 원칙에 이어 UN글로벌콤팩트, 유럽투자기금 등도 잇따라 블루 이코노미 투자원칙을 제정하며 민간기관 투자지원에 박차를 가했다. UNEP FI의 에릭 어셔 대표는 “일단 (지속 가능한 해양투자에 대한) 명확성을 갖추게 되면 금융부문이 블루 이코노미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은행, 범국가적 해양투자펀드 운용
블루 이코노미를 위한 범국가적 펀드도 등장했다. 세계은행이 운용하는 ‘프로블루’(PROBLUE)는 2018년 지속 가능한 해양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Multi-Donor Trust Fund)로 수익성 등의 이유로 민간 금융기관이 접근하기 힘든 정부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11월 발간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프로블루의 전체 해양 포트폴리오는 총 6030만 달러(약 710억원)로 71개국 85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에는 순환경제, 해양 폐기물 처리, 해양 재생 에너지 등에 관한 프로젝트가 포함돼있다. 투자수익률은 2.5% 수준이다.
특히 펀드는 전통적인 해양섹터에 한정되지 않고 해양경제 속 성평등, 노동, 빈곤문제 등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폭넓게 다룬다. 세계은행은 올해 집행한 프로젝트 중 90%에 젠더감수성 요인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여성노동자는 전체 어업섹터에 47%를 차지하나 임금격차 등 성차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의 로라 턱 담당 부사장은 “우리의 바다는 남획과 해양오염에서 해안침식에 이르기까지 여러 측면에서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프로블루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귀중한 해양자원을 개발 및 유지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