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파운드리 주문량 밀려 있는 상황, 어떻게든 대안 나올 것”
-‘기술력 차별화’ 강조하는 삼성 두고 당장 시급한 상황에 대응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와 오랜 시간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운드리 사업의 여러 성공 요인과 관련해 반도체업계에서 한목소리로 지목하는 것이 바로 고객사와의 두터운 ‘신뢰’다.
이와 관련,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신뢰도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노리는 삼성이 최근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린 채 TSMC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강자 인텔로부터 차기 슈퍼컴퓨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할 파운드리업체로 낙점받지 못한 데 이어, 최근 관계가 좋았던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파운드리 수주에서도 삼성이 TSMC에 밀려날 거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인텔·엔비디아 두 업체가 세계 GPU 시장 점유율을 주도한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갈길 바쁜 삼성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일희일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러한 업계 분위기를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기존 발표했던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에 따라 기술력 차별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엔비디아 등 업체의 차기 GPU 생산 파운드리 업체 수주 건과 관련해 다양한 얘기들이 돌고 있는데,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이고 어떠한 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물론 삼성 입장에서는 대물급 업체를 고객사로 두는 것이 좋지만 파운드리 업계 전반적으로 계속 주문량이 밀려있는 상황에서 어디든 물량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여러 가지 가정된 상황을 기반으로 추측만 할 수 있지만, 만약 이 가정들이 실현된다면 삼성이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기술력 강화를 통해 TSMC와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공식 발표를 통해 설명해 왔던 것처럼 삼성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관련 기술 등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에 있어서 상당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고 현재 파운드리 생태를 잘 꾸려가고 있으므로, 선두권과 경쟁하는 위치에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장 파운드리 수주전에서 TSMC에 밀리고 있는 시급한 상황 속에서, 장기 투자 계획과 기술 개발에만 전념하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 인텔 이어 엔비디아 차기 GPU 파운드리 수주도 어려워져...“장기 투자 통한 기술력 강화에 전념”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GPU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가 유력한 차기 GPU, 지포스 RTX40 시리즈를 생산할 파운드리 업체로 삼성전자가 아닌, TSMC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작년 엔비디아가 전작인 지포스 RTX30을 삼성전자에 믿고 맡긴 바 있어서 큰 이변이 있지 않은 한 이번 수주도 삼성에 돌아가지 않을까 예상이 많았는데, 실제 그 이변이 생기고 만 것이다.
당시 삼성 파운드리가 고객사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8나노(nm) 공정을 활용해 RTX30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당시 절정에 부닥쳤던 반도체 수급난과 낮은 파운드리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때문에 엔비디아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엔비디아와 영국 반도체업체인 ARM의 M&A 건에 대해 삼성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양사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CCF테크 등 외신에서는 올해 TSMC가 파운드리 가격을 최대 30% 이상 올린 가운데, 엔비디아·애플 등 핵심 고객사를 대상으로는 2~3%만 인상하는 등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앞서 올 8월에는 인텔이 차기 슈퍼컴퓨터용 GPU 생산을 맡아줄 파운드리 업체로 TSMC를 선택했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인텔은 자사의 PC용 그래픽 장치 ‘알케미스트(Xe HPG)’와 슈퍼 컴퓨터용 GPU ‘폰테베키오’ 일부를 TSMC에 위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 규모를 17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선언하며,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 라인 건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그리고 최근 향후 3년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 발표에서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해 기존의 투자 계획을 조기 집행할 예정이라고 한 번 더 못을 박았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