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원양해운사 HMM(대표이사 배재훈)의 육·해상노조가 모두 파업권을 획득하면서, 수출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결정권을 가진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의 난해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지원했다는 4조원이 7조원으로 늘어나는가 하면, 임단협에 나서지 않겠다면서도 매번 협상을 결렬시키면서 노조를 파업으로 내몰고 있는 모양새다. 최종 협상에서는 사측이 제시한 격려금(300%)과 장려금(200%) 대신 격려금 800%를 타협안을 내면서 입장이 좁혀졌지만 돈줄을 틀어 쥔 산은이 이를 거부해 협상이 틀어졌다.
▲HMM 지원금 7조원? ... 일반금융도 지원금에 포함시켜 부풀리기 의혹
당초 산업은행은 HMM의 회생을 위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7255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산은이 보유한 HMM지분 24.96%가 이에 해당한다. 26일 종가(4만650원)기준 약 4조1200억원으로 시세차익만 약 3조4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2047년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영구채 3조2800억원을 지원했다. 연간 992억원씩 이자를 회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 보유분 6000억원이 포함돼있다. 노조는 현재 보유한 현금으로 이를 조기 상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당초에는 이렇게 4조원 규모의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산은은 약 7조원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이를 다 갚지 않았기 때문에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처럼 지원금액이 늘어난 것은 선박 금융, 터미널, 기기 등을 담보로 일으킨 약 3조2000억원의 금융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적인 물류난으로 해상운임과 함께 선박과 터미널 시세도 급등하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해서는 100%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
결국, 이는 HMM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일반적인 금융업무에 가깝다. 믿을만한 담보가 있고, 이자를 받고 있는데다 원금도 차질없이 회수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운재건'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일반금융까지 지원금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나친 부풀리기로 보일 수 있다.
▲이동걸 회장, 올해 급여 4억원 넘을 듯...6년간 20억 넘어
심지어 산은 등 관리단은 이 과정에서 5년치의 보증료를 일시불로 받았다. 이를 근거로 산은 직원들은 2017년 대비 올해까지 임금이 8% 올랐고, 지난해에는 성과급 1100%를 챙겼다.
이동걸 산은 회장의 임금은 같은 기간 11%나 올라 올해 연봉은 2억원을 넘는다. 성과급도 2016년 대비 80%나 늘어 지난해에는 연봉과 맞먹는 1억9266만원을 받았다. 이회장의 2016년 이후 5년간 임금총액은 무려 16억원이 넘고 최근 3년간 성과급은 해마다 연봉과 비슷한 1200% 정도를 기록했다.
올해 성과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산은은 경영평가에서 'S'등급을 획득해 올해 총 임금은 4억원을 넘을 전망이어서 6년간 총 20억원이 훌쩍 넘는 돈을 받게 된다. 그 외에 2016년 부터 지난해까지 1억7100만원 정도의 업무추진비도 사용했다.
앞서 HMM 임금 및 단체교섭협상 중노위 최종 조정에서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 8%, 격려금300%, 내년에 지급하는 생산성장려금 200%안 대신 임금인상 8%, 격려금 800% 요구했다. 격려금 300%까지 차이가 좁혀졌는데도, 산은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해운업계, 선박·인력 확보전 치열...노조 "파업원치 않아, 산은 직접 협상 나서야"
해운업계에서는 HMM 직원들의 임금이 동종업계 대비 현저히 낮고, 지난 6~8년간 동결된데다, 국제적인 해상물류난으로 인력확보 경쟁이 치열한 점 등을 들어 산은의 이같은 태도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HMM은 약 5조6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전체 직원이 1640여명으로, 1인당 연간 영업이익이 무려 35억원에 이른다. 또한 본격적인 해운 성수기를 목전에 두고 있어, 모든 해운사가 선박과 인력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대 산은 관리기업 중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HMM 덕분에 스스로의 이익은 철저히 챙기면서도 정작 HMM의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모양새로도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김진만 HMM 육상노조위원장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신용도가 낮아 산은과 해진공이 보증을 했던 것"이라며 "4분기에는 신용도가 올라 HMM의 자체신용만으로도 회사채발행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산은의 보증 없이도 HMM이 스스로 금융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HMM 노조는 앞서 "수출기업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파업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결정권을 가진 산은이 직접 협상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