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가이드라인 배포... 무용지물
최근 유통가의 핫이슈 중 하나는 '아이스팩'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쪽에서는 이를 굿즈로 뿌리기에 여념이 없고 다른 한쪽에서는 재활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재활용을 위해 수거를 해도 사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왜일까?
◆ 아이스팩 수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재사용 왜 어렵나 알고 봤더니
아이스팩 재활용이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는 아이스팩을 발송하는 업체별로 다른 색상과 로고를 사용하다 보니 이를 재활용 하는 업주들이 난색을 보이는 것이다. 또 각기 다른 규격도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꼽혔다.
실제 재활용을 위한 아이스팩 수거함은 올해 5월 기준 전국에 633개가 설치됐지만 여기서 수거한 아이스팩 중 재사용된 물량은 절반에 채 못 미치는 양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부는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를 위해 △판촉을 위한 과도한 마케팅 요소 표시를 지양하고 △SAP 아이스팩 여부를 포장재에 표기하며 △대(22×27㎝)ㆍ중(15×20㎝)ㆍ소형(12×17㎝)의 권장 규격으로 제조하라는 내용이다.
아이스팩 제조사 관계자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디자인 결정권은 주문업체에 있고 환경부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일 뿐이라 사실상 지켜지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스팩 역시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업체에 무조건적인 양보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 '아이스팩' 왜 요즘 주목받나
아이스팩은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운 고흡수성수지로 만들어져 기존에도 환경오염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다.
아이스팩 이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극대화됐는데,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냉동·신선 식품 배송 주문이 늘어나 아이스팩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으로 식품을 판매하는 32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최근 2년 아이스팩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총사용량은 2019년 2281만 개에서 2020년 2926만 개로 28.3% 증가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모두 막히고 사적 모임에 제한이 걸리자 한국에는 '차박'(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는)'을 비롯한 캠핑 열풍이 불어 닥쳤다. 이에 쿨러, 냉동 박스, 랜턴, 캠핑용 의자를 비롯한 각종 캠핑용품을 굿즈로 제작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캠핑장까지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아이스팩을 함께 나눠주는 행사가 활황을 띄게 된 것이다.
환경부는 고흡수성수지를 사용한 아이스팩에 내년부터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해 무분별한 아이스팩 남용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GS수퍼마켓은 21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필요한 고객에게 재활용 아이스팩을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사용 후 수거함에 넣거나 다시 GS수퍼마켓에 반납하면 된다.
현대홈쇼핑은 유통업계 최초로 2018년부터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적극 나서는 점도 고무적이다. 경기도의회, 완주군, 무주군, 홍성군, 해운대구 등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 수거함을 설치해 재활용팩 재사용에 앞장서고 있다.
◆ 골칫덩어리 아이스팩... 대안은 없나
SSG닷컴은 지난 2019년부터 물로 만든 아이스팩을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물 아이스팩을 '수질 정화', '식물 영양제 기능'을 더한 '에코 아이스팩'으로 업그레이드 시켜 내보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생분해성 필름을 적용한 아이스팩 포장재를 자체 개발했고 동원산업도 수산물 보랭제를 물 아이스팩으로 모두 대체했다. 동원홈푸드는 아이스팩 대신 얼린 생수를 사용하는데 이는 실제 마실 수 있는 물이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아이스팩의 냉매를 바꾸거나 대체제를 찾아나서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는 일명 '가치소비'로 나의 소비가 그저 개인적 욕구 충족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도움에 이바지하는데 영향력을 미치길 바라는 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많은 소비자가 친환경 아이스팩을 선택하거나 재활용 아이스팩을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며, "유통기업들이 이 같은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홍수현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