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공개입찰 추진해도 사려는 회사가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큰 회사들은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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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매각] 공개입찰 추진해도 사려는 회사가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큰 회사들은 "관심이 없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1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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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곳이 쌍용차에 관심...새로 알려진 세 곳은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
에디슨모터스 작년 매출 898억원, 케이팝모터스 2016년 제시한 매출목표 4950조 '황당'
후보군으로 대기업이 참여하게 될 가능성도 낮아...내연기관차 한계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할 후보군의 명단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법원이 쌍용자동차 공개입찰을 추진할 계획인 가운데 현재까지 입찰의사를 밝힌 4곳 중 대기업은 한 곳도 없고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 뿐이어서 '후보군이 부실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금일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문제는 공개입찰에 나서더라도 인수 후보군이 대기업은 아예 없고,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만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누가 될지가 쌍용차 정상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현재까지 알려진 후보군들은 사모펀드, 중소기업 등 거대한 쌍용차를 인수하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쌍용차가 오랜 자동차 업력을 가진 점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잠재적 후보들이 얼마나 생겨날 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6∼7곳이 쌍용차에 관심...새로 알려진 세 곳은 중소기업이나 사모펀드

업계 안팎에서는 6∼7곳이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로 알려진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쌍용차 인수 의향을 드러낸 상태다. 법원이 공개 매각을 진행하면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까지 합치면 네 곳이고, 아직 2~3군데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중에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 중소기업으로 에디슨모터스와 케이팝모터스 두 곳이 있고, 사모펀드 한 곳에, 끝까지 간을 보다 회생까지 가게 만든 HAAH오토모티브 뿐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비상장기업으로 외부감사법인을 통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작년 별도기준 매출은 898억원, 영업이익은 28억원 수준의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 당기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적자저를 냈다. 자산총계는 1067억원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해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합작투자회사 자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면 최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케이팝모터스는 전기이륜차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2014년 9월 설립돼 전남 영광에 본사를 두고 있다. 케이팝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지난 2월22일 특수목적회사(SPC)인 케이팝모터스홀딩스그룹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마친 상태다. 

케이팝모터스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업체인데 외부감사보고서가 없어 재무구조 파악이 쉽지 않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본금은 33억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 대표인 황요섭 회장은 "약 5000여명의 쌍용차 종업원에 대한 100% 고용승계를 정부당국과 함께 협의하여 처리할 준비책도 마련했다"고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들 계획임을 14일 밝혔다. 또 쌍용차의 뛰어난 우수성을 지닌 SUV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케이팝모터스는 과거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황 회장은 2016년 직접 진행한 온라인 기업설명회에서 2020년 비전으로 연매출 4950조 원 달성이라는 달성불가능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16억5000만 대의 전기스쿠터를 1대당 평균 300만 원에 팔겠다는 천문학적 매출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당연히 성사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두 회사 모두 사실상 중소기업으로 공익채권을 포함한 채무 정리 비용에 1조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초기 투입 자금이 최소 3000억원 이상이 돼야 하는 쌍용차를 인수하기엔 자금 동원력에 의문이 생긴다는 점이다. 

제약연구개발업체 박석전앤컴퍼니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기업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사모펀드 계열사로, 인수 의사가 분명하다 할지라도 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해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이 사모펀드의 목적인 만큼 인수가 가시화되면 후폭풍도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인수에 가장 우선 순위는 여전히 인수 협상을 하고 있는 미국 HAAH오토모티브지만 역시 신용하기 힘들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가 회생 절차까지 가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잠재적 매각 협상 대상자인 HAAH오토모티브와 인수 협상을 벌여왔지만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3월 말까지 요구한 투자 의향서(LOI)를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는 쌍용차 인수에 있어 비용마련에 문제가 없고 아직도 물밑협상을 펼치고 있어 아직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후보군으로 대기업이 참여하게 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현대차, 기아,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기업들은 물론 일본계, 독일계 자동차사들은 전기차 대전환 시대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밖에 만들지 못하는 쌍용차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편, 법원은 쌍용차를 청산하기보다 공개 매각을 통해 새 인수 후보자를 찾고 회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5000명의 쌍용차 임직원과 2만여개의 협력사 일자리 등을 고려해 공개 입찰 일정을 잡고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일단 조사위원을 선임해 쌍용차의 재무 상태에 대한 정밀 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되면 채권자 목록 제출과 채권 조사, 조사위원 조사 보고서 제출, 관계인 설명회, 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인 집회(회생계획안 심의·결의), 회생계획 인가 결정, 회생계획 종결 결정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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