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예상...1500원까지 상승 가능성 有
은행들, 자본 건전성 관리 더욱 강화할 것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대출절벽 심화 우려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강달러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은행권 대출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20원 대 후반으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비상계엄 선포 전 1390~1400원 선에서 움직였던 원·달러 환율은 4일 새벽에 1442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약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을 해제하면서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지난 4일 종가 기준 1410원대로 내려왔으나,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현재 1420원대와 1430원대를 오가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전반에 달러 강세에 대한 전망이 만연하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프랑스 총내각 사퇴 결정 등 정치이슈에도 달러인덱스 상승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은 국내 정치 불안이 확대되며 급등세를 기록했다"며 "국내를 포함해 여러 정치 불확실성이 잔존한 가운데, 당분간 달러원 환율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도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발생 시 3개월~6개월간은 사태가 지속됐다"며 "(주말 탄핵 표결 부결 등으로)사태가 빠르게 수습될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1390~1450원 내에서 달러/원이 레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무라증권 역시 최근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달러 환율이 내년 5월 15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은행들은 자본 건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에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 대출한도 축소 등을 통해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탄핵 정국의 여파로 고환율이 계속되고 내수 회복과 경기 안정화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들이 신규 대출자, 저신용자, 자영업자의 대출 공급을 더욱 보수적으로 취급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은행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고환율 여파로 자본관리 부담이 가중되면 저신용자,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대출절벽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이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