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 우려
해외 매출 비중 높은 기업들, 환차손 가능성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정부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10원을 넘어서며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환율 급등으로 인해 주요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 상승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되는데, 환율 상승은 이들 원자재의 조달 비용을 증가시켜 생산 단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 된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고환율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은 석유화학 제품의 판매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수익성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더불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대기업들은 환차손 리스크도 우려된다. LG화학의 경우 글로벌 매출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며, 롯데케미칼 역시 해외 법인 및 수출 의존도가 높다. 환율 변동으로 인해 이들 기업은 해외 자회사와의 거래에서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상황도 문제를 더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주요 수입국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환율 안정화를 위한 긴급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장 불안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환 시장 개입과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환율 안정화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기업들이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시장 다각화에 힘써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