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법률대리인이 "최태원 SK회장이 동거인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송치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발언을 한 근거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일 노소영 관장의 법률대리인 이모씨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죄 사건을 재수사한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이 재수사에 나선 것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헌 부장검사)로부터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모씨는 지난해 11월 노소영 관장을 대리해 최태원 회장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소송 변론준비기일 직후 "2015년 최태원 회장이 김희영 씨와의 관계를 밝힌 이후부터만 보더라도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티앤씨재단으로 간 돈도 있고 친인척 계좌 등으로 현금이 바로 이체되거나 카드로 결제된 금액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태원 회장 측은 "최 회장이 동거인에게 1000억원을 지급하거나 증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변호사는 이를 증거를 통해 확인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며 이 변호사를 형법(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가사소송법·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 변호사의 주장은 마치 최태원 회장이 김희영 이사장에게 1000억원이라는 돈을 증여한 것처럼 사실이 호도됐다는 것이다. 1000억원은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인정한 219억원과도큰 차이가 있다. 219억원은 자녀교육비, 공익재단 출연금 등이 포함된 액수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 김 이사장에게 건너간 돈은 훨씬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한 뒤 지난 10월 말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이씨를 검찰에 넘겼다. 

경찰 측은 구체적인 보완수사 요구 사항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 변호사에 대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 변호사가 이런 발언을 한 근거 등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변호사가 사법 리스크를 감수한 것은 노소영 관장이 특수 관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변호사는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장관 사위다. 이 변호사의 부인이자 박철언 전 장관의 딸인 박모씨는 미래회에서도 활동 중이다. 이 변호사는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에 대한 악플부대를 조직해 허위사실을 퍼뜨린 미래회 전 회장 김모씨를 변호하기도 했다. 김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