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의원안, ‘인권영향평가’ 내용 담겨
과방위,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병합안 의결 예정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AI 기본법’이 여야 합의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연내 제정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 21대 국회 때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권고 사항이 수정안에 포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방위는 지난 21일 진행한 법안소위에서 국민의힘 의원 108인 전원이 공동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여야 의원이 발의한 AI 관련 19개 법안을 병합 심사해 통과시켰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공지능의 발전과 안전성 확보 등에 관한 법률안’에 인권위가 권고한 ‘인권영향평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법안의 제29조(인공지능 영향평가)에는 ①고위험영역 인공지능 관련 사업자는 인공지능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국민의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②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중소기업 등의 영향평가 실시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③국가기관 등은 고위험영역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는 경우에는 영향평가를 실시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④제1항에 따른 영향평가의 구체적인 내용·방법 및 제2항에 따른 사업의 추진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등의 조항이 포함됐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2022년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국무총리, 과기부 장관 등 관련 부처 장관에게 관련 법령 제정을 권고했다. 특히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과 관련해 인권침해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인권영향 평가제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지난해 8월 지난 21대 국회 때 논의됐던 ‘인공지능 법률안’에 반발해, ‘우선허용·사후규제’ 원칙을 지적하고 인권영향평가에 대한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와 국회는 빠른 법안 통과를 위해 인권위의 요구를 받아들여 ‘우선허용·사후규제’ 원칙을 제외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회기가 종료되며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다만 이번 법안소위에 인권위의 권고사항을 고려한 법안이 통과됐더라도, 병합 수정안에 해당 내용이 고스란히 담길지는 아직 미지수다. 법안 소위를 통과한 19개의 AI 관련 법안은 대안방영폐기돼 과방위는 병합안을 전체회의에서 다시 의결할 예정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현재 병합 수정안을 작성 중인 상태로 해당 법안에 들어갈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오는 26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병합 수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병합 통과된 법안에는 국가 AI 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AI 관련 연구·개발 근거 신설, AI 관련 연구개발 지원 등의 산업 진흥책이 담겼다.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을 받은 ‘금지 AI’ 규정은 제외됐다. 다만 위험기반 규제를 도입해 ‘고영향 AI’에 대한 사업자 책임은 신설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