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칩스법 지원 불확실성 상승
CNBC, “트럼프 칩스법 폐기 이행할 가능성 작아”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이하 칩스법)’ 축소·폐지 등 강경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한편, 트럼프가 칩스법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에 따른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부터 추진해 온 ‘칩스법’에 대해 여러 번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 반도체 거래는 최악”이라고 말했고, 지난 10월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서는 칩스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고 공격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칩스법 보조금 혜택이 대폭 축소되거나 폐지돼 국내 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경제·산업 전문가 15명의 의견을 종합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야별로 분석하고 그중 반도체 분야에 대해서는 ‘첨단산업 불확실성 증가’라고 정리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첨단산업 지원책 축소와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해 국내 첨단산업의 불확실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국 반도체 패권을 위한 공화당의 대외정책은 동맹국 클러스터 중심이 아닌 자국 중심"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압박과 자국 투자 확대를 위해 반도체법 상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수령을 위한 동맹국 투자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한국, 대만, 일본, 유럽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아닌,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정책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법을 통해 각각 64억 달러(한화 약 9조원), 4억5000만 달러(한화 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해당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정책이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400억 달러(약 55조 4000억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 20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 연구개발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라 반도체법에 변화가 생길 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반도체법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CNBC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칩스법이 단기적으로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폴 트리올로(Paul Triolo)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기술 정책 책임자는 “트럼프가 이 법안에 대해 별로 기쁘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아마도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종류의 첨단 제조업 온쇼어링(생산 시설 자국 이전)에 대한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애덤 포젠(Adam Posen)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장 도 “트럼프가 법안을 재해석하려 할 것이지만 법안을 철회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포젠 소장은 “칩스법을 유지하는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당시 산업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관세를 그대로 둔 것과 비슷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