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위원회 출범 '초읽기'... 업비트 독점규제 '콘트롤타워'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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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위원회 출범 '초읽기'... 업비트 독점규제 '콘트롤타워' 나서나?
  • 이정환 기자
  • 승인 2024.10.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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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 위원장 "가상자산위 통해 업비트 독점· 투자자 보호 추가장치 살펴볼 것"
법인 실명계좌 허용여부 본격 논의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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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민간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가상자산위원회가 이달 중 출범한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가상자산위원회 첫 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점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이용자 보호 등에 대해 본격 논의하기 위해서다. 가상자산위원회가 어떤 역할과 위상을 갖게 될 지, 또 각종 현안들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병환 위원장은 출범 초읽기에 들어간 가상자산위원회의 역할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정무위 국감에서 집중 제기된 업비트의 독과점 논란과 이용자 보호 영역 등과 관련해서도 "모두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살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가상자산위원회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해 법률에 규정된 정책 자문기구 성격을 갖지만, 실제론 '콘트롤타워' 역할로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 기구는 금융위,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 구성된다. 민간에서는 현직 판사와 검사 등 법조인과 대학교수를 비롯해 가상자산 관련 기관 및 단체 종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장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맡는다. 

최종 인원구성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대략 15명 규모의 인원에 정부와 민간 전문가 비중을 6:9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모든 쟁점에 대해 이 기구 설립 이후에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가상자산위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폭넓게 듣고 현실적인 정책대안을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집중 제기된 현안 중 하나가 가상자산업계의 구조와 감독 부실에 관한 것이었다. 당초 정무위 국감에서 가상자산업계 관련 증인이나 참고인은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에 관해서는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야권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업비트의 독점체제와 '어베일 사태'와 같은 이상거래 감독 부실에 대해 매서운 질타가 쏟아졌다. 가상위원회 출범을 서두른 이유다.   

당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업비트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 가상자산위원회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가 업비트만 살리고 다른 업체를 죽이는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다" 면서 "업비트의 독점을 방치하는 것이 시장왜곡과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고 제기했다. 

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로 업비트가 가상자산 가격 왜곡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시장 구조적 문제나 독과점 이슈는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금융위가) 그간 가상자산 시장에선 자금 세탁방지,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제도만 개선해왔다" 며 "시장구조 문제인 독점 이슈에 대해서도 대응하겠다"고 말해 적극적 개입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추가장치 마련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에 상장된 '어베일' 사례와 같이 이상거래 감시시스템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어베일은 지난 7월 말 빗썸에 상장된 가상자산으로, 상장 당시 18분만에 1383% 가량 가격이 뛰어 논란이 된 가상자산이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세력의 개입으로 한국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가상자산거래소에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에 허점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어베일을 상장한 빗썸의 무책임한 운영에 대해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심사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가상자산거래소와 이상거래 탐지시스템을 계속 고도화 중" 이라며 "빗썸에 대해서 검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법인 실명계좌 허용여부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은 법인에게는 가상자산 투자에 필요한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자금세탁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관 투자자 등 기업에게 실명계좌를 발급, 가상자산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법인이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어야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변동성 논란도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가상자산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위에는 이해관계자로 분류되는 거래소 및 사업장의 칙접 참여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서 "당국이 원활한 소통을 위한 다각적인 창구를 마련해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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