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광주·부산시금고 경쟁서 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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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광주·부산시금고 경쟁서 무엇을 노리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9.2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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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원 제한된 상황 속 시금고 경쟁 절실
시민단체 비판 목소리 높아...경쟁 변수로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기업은행이 비수도권 광역시 금고 경쟁에 전력을 쏟는다. 업계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민간은행의 주무대였던 시금고 경쟁에 참여하는 것을 놓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다만 기업은행 입장에선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수익원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금고 경쟁이 절실하단 관측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광주광역시와 부산광역시의 시금고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기준 광주시 예산은 8조2000억원, 부산시는 16조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이 입찰에 성공하면 저원가성 예금이 확대되고 부수 거래를 유치할 수 있어 개인 고객이 늘어나게 된다. 

더불어 기업은행은 인터넷은행 등과의 금리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지방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 극복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기업은행이 시금고를 맡게 되면 예산을 관리하며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물론 공무원을 비롯해 유관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은행이 시금고 입찰을 위해 넘어야 할 벽은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부산은행이다. 광주은행은 지난 55년 동안 광주시금고의 1금고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부산은행도 지난 2001년부터 20년 넘게 부산시금고를 단독 운영 중이다. 때문에 기업은행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지방은행과 비교해 더욱 뛰어난 지역경제 기여 정책을 제시해야만 한다. 

기업은행 측은 지역 재투자를 통해 지역사회 기여를 더욱 활성화하겠단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부산시 재투자평가 4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은 바 있다. 광주에서도 기업은행은 지역재투자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현재 주금고를 맡고 있는 수원시와도 3000억원 규모의 '동행지원협약대출' 등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어 이미 지역사회 기여 측면에서 증명을 해냈단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역시 기업은행의 경쟁력을 높게 사는 분위기다. 특히 지방 중소기업들이 경기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은행은 기업은행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은행도 시금고 경쟁력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부산시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시금고 운영기관 선정을 놓고 이례적으로 시민단체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점은 변수다. 최근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부산경실련 등 9개 부산 시민단체가 부산시금고 지정을 앞두고 지역은행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산시금고 선정에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정부가 60%의 지분을 소유한 국책은행까지 뛰어들었다"며 "국책은행의 부산시금고 선정 참가는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은행 육성과 발전을 지원해야 할 정부의 역할과는 배치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르면 9월 말 시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10월 중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금고를 지정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광주시와 부산시가 지역사회 기여를 평가 항목 가운데 높은 비중으로 고려하고 있어 기업은행이 입찰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면서도 "시금고 경쟁에 국책은행이 참여한다는 것을 놓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아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가 기업은행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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