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MBK파트너스측에 1조5000억원 가량 대출
다만 금감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관련 증권사에도 경고 메세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영풍·MBK파트너스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의 '쩐의 전쟁' 2라운드에 돌입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으로만 수백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매수 가격이 지속해 상승하면서 이에 따른 추가 자금이 더욱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려아연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베인케피탈과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최대 18%의 고려아연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했다. 이는 앞서 영풍·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금액인 주당 75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영풍·MBK 연합 또한 오늘(4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한번 더 높이면서 투입 자금 규모가 최대 2조51000억원대로 늘었다.
고려아연이 공시한 공개매수 설명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조663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집을 위해 1조5000억원의 자기자금과 1조1635억원의 차입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자금 마련책으로 고려아연은 메리츠증권을 통해 사모사채 형식으로 1조원을 긴금 수혈한다.
구체적인 차입 자금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지난 5월 6월 각각 15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을 체결했다.
이와 더불어 고려아연의 백기사로 나선 베인캐피털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3436억원을(고정금리 5.7%, 차입기간 9개월) 차입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7%대 금리로 1조원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려아연의 신용등급 대비 현저히 높은 금리 수준이다.
고려아연의 경우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2곳(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으로부터 신용등급 'AA+'를 받았으며, 기업어음의 경우에도 최상위 등급인 'A1'을 받은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번 딜에 따른 이자비용으로만 수백억원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MBK의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또한 NH투자증권으로부터 최소고정금리 5.7%로 9개월 간 1조4905억원을 차입한 상태에서 오늘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차입금 규모 또한 1조9596억원까지 늘렸다. 이에 따른 이자수익의 경우에도 수백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더불어 NH투자증권의 경우 공개매수 사무 취급 또한 담당하고 있어 자금 조달 관련 수수료 등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전해 얻은 수수료 수익외에 금융당국의 위법성 판단도 거론되고 있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연일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늘 부원장회의에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사무취급자, 기타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