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K-브랜드로서 경쟁력 있어... 수출 집중해 온 ‘제주소주’ 선택 탁월
국내 주류 기업 3강 모두 ‘해외 몰두'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와 제주소주 브랜드 모두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소주가 K-주류로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고, 제주소주가 수출을 중심으로 키워진 브랜드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표 주류 기업 3강이 모두 해외 시장에 주력하고 있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가 글로벌 영역에서 보여줄 활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한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1위 맥주 기업이 소주 시장에 입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였다.
오비맥주는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제주소주를 인수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12일 오비맥주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맥주와 소주의 동반 해외 진출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한국의 다양한 주류를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 카스의 글로벌 진출의 전략적 파트너로 제주소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와 소주는 같은 수출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기존의 역량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비맥주의 판단처럼 해외에서 맥주보다 소주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맥주, 와인, 위스키 등 세계에 잘 알려진 주류와 달리, 소주는 해외 소비자들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K-컬쳐를 넘어 K-푸드 등 식음료까지 확장되고 있는 K-열풍을 타고 소주의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하기에 적당한 시기인 셈이다.
특히 제주소주가 수출에 집중해 온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해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글로벌 진출의 파트너로 선정했다는 분석이다. 제주소주는 지난 2022년부터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을 확대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바 있다.
오비맥주 구자범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오비맥주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맥주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후발주자로 입성한 만큼, 글로벌 영역에서 국내 소주 브랜드들의 쟁쟁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참이슬’로 국내 소주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세계 시장에서의 ‘소주의 대중화’를 선포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베트남 타이빈성에 ‘수출 전용’ 주류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베트남 내 소주 시장의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70%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새로’의 국내 인기를 딛고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 6월 롯데칠성음료는 새로를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소주의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권 시장이 아닌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오비맥주도 제주소주 인수 전, 해외 시장을 돌파할 발판을 닦아 놓았다. 국내 주류 브랜드 최초로 이번 올림픽에서 공식 파트너로 활약한 것이다. 특히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는 파리에서 ‘카스 포차’라는 한국식 포장마차 테마의 홍보 부스를 운영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141만 달러(한화 약 1385억원)로 전년대비 8.7% 증가했다. 소주가 세계인의 주류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주류 기업 3곳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