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자들 대상으로 ‘럭셔리 소주' 알리겠다" 밝혀
일부, "비용 문제 등으로 고급화 전략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선포식을 열고 '진로의 대중화'를 외쳤다. 단지 K-소주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아닌,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진로'를 독보적인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소주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고급화 전략'를 추구할 것을 알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금, 유통 비용 등으로 소주 원가가 높아져 하이트진로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택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이트진로, '소주의 세계화'→'진로의 대중화'로 글로벌 비전 확장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이트진로가 이미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소주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2030년까지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글로벌 비전을 선포했다.
앞서 지난 2016년 100주년을 맞는 2024년까지 글로벌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해 '소주의 세계화'를 이루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하이트진로 소주만의 독보적인 시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새로운 비전인 '진로의 대중화'는 글로벌 소주 제1의 브랜드로서 세계인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주류 카테고리로 성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황정호 전무는 "단순히 소주 시장만을 키우겠다고 하는 '소주의 세계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진로만의 독보적인 시장을 구축하겠다"며 "지나온 100년을 기반으로 앞으로 하이트진로가 나아갈 '글로벌 비전 2030'은 소주의 대중화"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소주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해외 소비자들을 겨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내의 대중적인 '소주'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럭셔리' 주류 브랜드로서 세계에 각인시키겠다는 것이다.
황 전무는 "맥주·와인·위스키 등 세계에 잘 알려진 주류와 달리, '소주'는 해외 소비자들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소주 한 병을 와인·위스키와 비슷한 가격을 주고서라도 소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와 가치를 주는지는 브랜드가 만들어내야 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한국에서 소주에 대한 경험이 있던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소주를 잘 구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소주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서민의 술'이라는 이미지로 통용되고 있다 보니 현지에서 판매되는 높은 가격으로는 소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럭셔리 소주' 전략, 해외 시장 경쟁력 갖추기 위한 선택
다만, 하이트진로가 소주를 '럭셔리 주류 브랜드'로 세계에 알리겠다는 전략은 다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의 세금, 유통 비용 등에 따른 소주 원가 상승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급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가 소주 해외 수출의 거점으로 지정한 베트남의 경우 공산주의 국가로서 주류 관련 세금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베트남 주세법에 따르면 수입 주류에는 관세 55%와 주세 60%(알코올 도수 20도 미만은 30%)가 부과된다. 특히 현지에서 판매되는 저렴한 베트남 보드카와 소주의 가격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큰 편이기 때문에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하이트진로가 고급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트진로 또한 '소주의 대중화' 전략에 있어 가격 결정이 고민이라는 입장이다.
황 전무는 "소주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이 낮아야 많이 소비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그러나 일부 국가의 경우 현지 주류 가격에 비해 소주의 가격이 압도적으로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소주에 대한 인지 기반이 형성되지 않은 국가도 있다"며 "비교적 소주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필두로 대중화를 시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해외에서는 엄브렐러 브랜드(umbrella brand) 전략을 펼쳐 국내에서 불리는 '참이슬'이 아닌, '진로(JINRO)'라는 이름으로 소주를 출시하고 있다. 엄브렐러 브랜드 전략은 하나의 기업이 유사한 제품군의 여러 브랜드를 통합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발음이 어려운 '참이슬'보다 '진로'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는 판단에 제품명으로 차용했다는 분석이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