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US와 재생에너지 기술, 양국 간 협력 방안 심도 깊은 논의
- 황해 공동 저장소 개발 등 한-중 탄소 저감 협력 방안 제안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2회 한-중 공학기술발전포럼' 행사가 개최됬다. 한국공학한림원과 중국공정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 기술(Green Technologies for Carbon Neutrality)’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는 한국공학한림원 김기남 회장과 중국공정원 리 샤오홍(Li Xiaohong) 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김기남 회장은 “한-중 포럼이 재개된 이후 지속적인 기술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두 나라의 협력이 동아시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배출 감축, 무탄소 에너지 개발을 위한 노력
포럼의 오전 세션에서는 탄소 배출 감축과 무탄소 에너지 개발에 관한 주제가 중심이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무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기존의 에너지 전환과 다르게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어야 하며, 기존 전환과는 달리 에너지 저장 및 운송이 점차 어려워지는 해결 과제가 있다”며, SK그룹의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생태계 연구를 소개했다.
중국의 리우 지전(Liu Jizhen) 화북전력대학 신에너지전력시스템 국가핵심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신재생 에너지와 신규 전력 시스템(NPS)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의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있다”며,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 발전 터빈과 고효율 태양광 패널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탄소 중립을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석탄화력 발전소를 SMR(소형모듈원자로)로 대체하고, 원전 냉각 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산업계의 무탄소 열을 제공하며, 수소 공급원으로의 원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원자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의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어디까지 왔나?
오후 세션에서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권이균 교수는 “한국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CCUS 상용화를 위해 노력 중이며, 2030년 이후에는 민간 주도의 CCUS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CCUS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저장 용량을 파악하고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쑨 리리(Sun Lili) 중국석유화공 수석과학자는 “전통적인 FCC 공정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CO2를 그린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탄소 저감이 에너지 시스템 변화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CCUS와 재생에너지 기술 현황, 양국 간 협력을 위한 토론
포럼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CCUS와 재생에너지 기술의 현황, 도전과제, 그리고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토론에는 한국과 중국의 여러 전문가들이 참석해 각국의 기술적 성과와 미래 비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권이균 교수는 한국의 CCUS 기술 개발 현황과 미래 목표를 소개하며, “한국은 2030년까지 CCUS를 통해 1,120만 톤의 탄소를 감축할 계획”이라며, “대규모 CCS 실증 사업 추진과 함께 동해 가스전 등을 활용한 탄소 저장이 주요 목표”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김기수 CTO는 철강 산업의 탄소 저감 기술을 소개하며, “철강 산업은 전체 탄소 배출량의 7%를 차지하고 있으며, CCUS 기술 개발이 필수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CTO는 “CO2를 코크스 오븐에서 CO로 전환하는 기술을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과 CO2 저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며 포스코의 실증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중국 화능집단의 쉬 스선(Xu Shisen) 소장은 중국의 전력 시스템에서 CCUS 기술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을 설명하며,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도입하고 있으며, CCUS 기술이 그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쉬(Xu) 소장은 “현재 중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CCUS 실증 프로젝트는 글로벌 배출량의 약 31%를 차지하는 중국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곽지혜 박사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며, 풍력과 태양광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곽 박사는 특히 “KIER에서 천리안 위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자원 맵을 제작하여 한국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평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은 기상 예측 모델과 결합되어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주대학의 왕 푸밍(Wang Fuming) 교수는 해상풍력 기술의 발전과 도전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왕(Wang) 교수는 “중국은 2030년까지 120GW 규모의 해상 풍력 발전을 도입할 계획이며, 고압 및 대용량 해상 풍력 전력 전달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상 풍력 단지의 안전한 설치와 운영을 위해 스마트 운영 및 유지 보수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중 양국 협력강화, 동아시아 탄소 중립 달성 핵심
토론을 마무리하며 패널들은 한-중 양국의 협력 강화가 동아시아 탄소 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권이균 교수는 “CCUS 전반에 대한 외교적 협력과 함께 CO2 거래 메커니즘을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황해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저장소에 대한 실증 연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패널들은 실질적인 기술 협력 체계 구축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본 환경분야 전문가는 "이번 패널 토론은 한-중 기술 협력이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방안임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양국 간의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정책적 지원이 강조되는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논의가 지속되어 실질적인 협력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