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다각화 성공이 실적 비결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올해 초 수장 교체에 나선 한국투자·NH투자·키움증권이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이들 회사는 지난 상반기 각각 김성환·윤병운·엄주성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어어진다면 '1조클럽'입성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다만 향후 미국 대선과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시점 등이 성과를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향후 미국의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기존 경상비즈니스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어 하반기에도 (대형사의경우)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또한 부동산PF와 관련한 충당금 또한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보여 실적에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취임 첫 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109억원(연결 기준)을 시현했다. 동 기간 영업이익도 77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9%, 73.5% 증가한 수치다.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으나, 특히 자산관리 부문의 약진이 돋보였다.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반년 새 53조4000억원에서 62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론칭하며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변화하는 시장 정세에 맞춰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계열사간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여 CLO펀드, 손익차등형펀드 등 우수하고 차별화된 금융상품 공급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의 첫 분기 실적 또한 영업 부문 전반에 걸쳐 우수한 실적을 시현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윤 대표는 올해 3월 정영채 전 대표에 이어 수장자리에 올랐다.
회사는 연결 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5457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난 422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윤 대표가 취임한 이후인 2분기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15% 증가한 2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잇단 악재와 실적 하락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엄주성 키움증권대표 또한 취임 이후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500억원, 당기순이익 47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수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 12% 늘었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던 것과 달리 운용수익과 IB부문 수익을 끌어올리면서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지배순이익은 2,317억원으로 브로커리지 및 IB 수수료, 운용손익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면서 "기업금융 수수료는 1분기에 이어 우량 딜 위주 신규 PF 딜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26%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리테일 부문 기반이 견조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ECM과 구조화·PF 부문 확장을 통해 추가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