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수출형 모델을 사우디 환경에 맞게 개량한 후 공급 예정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화시스템이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II(MSAM-II, 천궁-II)’에 다기능레이더(MFR)를 공급한다고 9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8억6680만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약 49% 수준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번째 조 단위 대규모 수출을 이어가게 됐다"면서 "이로써 천궁-II 다기능레이더(MFR)의 성능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 받으며, K-방산의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천궁'으로 더 잘 알려진 ‘중거리 지대공(地對空) 유도무기체계’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자산으로, 지상에서 공중의 적(敵)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 '한국형 패트리어트'로 불리고 있다.
천궁-II 요격 미사일 체계의 핵심인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더(MFR)는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 전투기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까지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여러 대의 레이더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탐지∙추적∙피아식별 ▲재밍(jamming·전파방해) 대응 ▲유도탄 포착∙추적∙교신 등 교전기능 복합 임무를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로 한번에 수행한다.
한화시스템의 천궁-II MFR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성공적으로 개발해 2020년 전력화를 마쳤으며, 천궁 MFR 성능개량형(천궁-II MFR)을 공급하고 있다.
천궁 중동 수출형은 능동위상배열 레이더(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를 탑재해 탐지·추적 성능을 향상시키고, 사막의 고온과 모래먼지 등을 고려해 개발됐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UAE 수출을 통해 확보한 M-SAM MFR 수출 모델을 사우디아라비아의 환경 조건과 요구에 맞게 개량한 후 공급할 예정이다.
박혁 한화시스템 감시정찰부문 사업대표는 “레이더는 무기체계 전체 예산의 30~35%를 차지하고, MRO(유지·보수·완전분해 점검) 사업에서도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 장비”라며, “한화시스템은 AESA 레이더를 포함한 다기능레이더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낸 역량을 바탕으로 다변화 하는 대공 위협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멀티미션 레이더(Multi-Mission Radar)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한화시스템은 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대한민국 무기체계 우수성을 대표하는 최첨단 레이더를 공급하며 K-방산 수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며, “중동∙유럽∙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 경량형 AESA 레이더∙해양 무인체계 등 신기술을 적용한 미래 무기체계까지 수출 품목을 확대해 나가며 해외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