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8월 이후 최고치 기록, HMM 등 해운업계 실적에는 호재
다만 '코로나19 특수' 재현에 인플레이션 가속시킬 것이란 우려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제 해상운임이 치솟는 가운데 전통적 성수기를 맞는 해운업계가 호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공급망 불안에 따른 해상운임의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제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3475.6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96.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SCFI는 올해 4월 중순까지는 근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4월 19일을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 4월 19일 기준 1769.54포인트를 기록하던 SCFI는 어느새 3500포인트 선을 넘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 병목현상이 발생했던 지난 2022년 8월 수준보다 더 높아졌다.
글로벌 해상운임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인해 홍해가 막히는 이른바 ‘홍해 사태’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에서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채택해왔다. 여기에 가뭄에 따른 수량(水量) 부족으로 인해 파나마 운하의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는, 이른바 ‘선박 병목 현상’도 해상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업계는 해상운임 상승과 함께 전통적 성수기를 맞게 됐다. 업계에서는 3, 4분기가 해운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이 2조원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2분기만 해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528억원으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45% 증가한 수준이다. 40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73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제 해상운임이 계속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상운임의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운임이 오를수록 수입품의 국내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며 "홍해 사태 등의 영향으로 해상운임이 오르다가 일정 시기가 되면 물가 안정에 대한 압박으로 상승세가 정체기에 다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선박 추가 투입 등의 대응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제42차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제24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선박 부족사태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는 11월까지 선박 10척(7만8000TEU)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