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통해 체크카드 발급 가능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신한은행이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매년 늘어나면서 은행에 대한 수요도 크게 높아진 것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은행 사이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신한은행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한데, 업계는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집중해야만 신한은행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5대 은행 (KB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의 신규 외국인 고객 수는 12만7765명에 이른다. 연말까지는 30만명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엔데믹 이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 고객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체류 외국인은 224만5912명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이같은 외국인 거주자 성장세에 주목해 외국인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제 '신한 SOL뱅크' 앱에서 입출금 계좌와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된 배경으로는 '신한 SOL뱅크'에 '외국인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을 도입했던 것이 존재한다. 국내 발급 외국인 신분증과 법무부 정보가 실시간으로 매칭되고, 행정안전부 공공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검증까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들은 체크카드까지 비대면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데, 이는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겨냥해 등록금 서비스도 출시했다. 통합결제서비스 전문기업 다날과 업무협약을 맺고 '헤이영 외국인 등록금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이제 국내 대학교에 재학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신한은행 홈페이지의 '등록금 납부' 메뉴에서 등록금을 조회한 뒤 '페이팔' 서비스로 납부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학생들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외국인 금융시장에서 시중은행 가운데 비교적 후발주자로 꼽힌다. 신한은행이 다른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선 차별화된 서비스를 다수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소액 해외송금업체인 이나인페이와 외국인 맞춤형 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인 '찾아가는 서비스'도 실시하는 한편 안산·신촌 등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모국어 계좌개설도 진행한다.
외국인 금융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5대 은행의 신규 외국인 고객 중 절반에 가까운 17만여 명을 유치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후발주자로서 하나은행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선 비대면 서비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대출 등 외국인이 그동안 이용하기 어려웠던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