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대책 될 가능성 높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은행권이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지만 230조원에 이르는 PF 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PF 시장의 자금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5개 은행 및 5개 보험사와 협력해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이 이번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했다.
금융사는 우선 1조원 규모로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민간수요를 보강한 뒤 대출 현황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 5조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 대상은 일정 정도의 사업성을 확보한 부동산 PF 사업장 가운데 법률 리스크가 없고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사업장이다. 대상 차주는 해당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여야 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신디케이트론이 공공부문의 손실 흡수와 같은 별도 보강 장치 없이 금융권이 스스로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민간재원만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신디케이트론이 부동산 PF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자금을 집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업계는 신디케이트론으로 부동산 PF를 안정화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부동산 PF는 지난해 160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PF와 유사한 토지담보대출, 새마을금고 대출 등을 더하면 230조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5조원으로는 급한 불을 끄기에도 어려운 셈이다.
이에 부동산 PF 줄도산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KDI 측은 부동산 PF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개발사업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소한 선진국 수준인 30~4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만 PF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연착륙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안정적으로 통제·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를 놓고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평가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이 PF사업 정상화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회성 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디케이트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업장을 시작으로 줄도산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